은행 예금금리 줄인상에 '배가 아픈' 저축은행들, 왜?
은행 예금금리 줄인상에 '배가 아픈' 저축은행들, 왜?
  • 김희정 손지혜 기자
  • khj@seoulfn.com
  • 승인 2017.12.12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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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차이 줄어 경쟁력 약화에도 금리인상 여력 '바닥'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손지혜 기자]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시중은행과 저축은행 간 금리차가 좁혀지고 있다. 저축은행들이 마지못해 예·적금 금리를 0.1%p 찔끔 올리면서 시장 반응을 지켜보는 눈치보기에 나섰기 때문이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한은이 기준금리를 연 1.50%로 기존 대비 0.25bp(1bp=0.01%) 올리면서 KB국민·신한·KEB하나·우리은행 등 국내 4대 시중은행들의 예·적금 금리도 0.1~0.3%p씩 속속 인상되고 있다.  

가장 발 빠르게 움직인 곳은 우리은행이다. 우리은행은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상하자 마자 정기예금 금리를 최고 0.30%p 상향시켰다. 이에 따라 우리은행의 '위비수퍼 주거래예금'의 최고금리는 연 1.8%에서 2.1%로 조정됐다. KB국민은행은 'KB스마트폰예금'의 금리를 연 1.8%에서 2.1%로, 신한은행은 '신한플러스월복리정기예금'의 금리를 연 2.0%에서 2.1%로 각각 올렸다. KEB하나은행 역시 '하나머니세상정기예금' 금리를 연 1.9%에서 2.2%로 상향조정했다. 

저축은행들도 부랴부랴 예금 금리 조정에 돌입했지만 0.1%p 인상에 그치고 있다. SBI저축은행은 정기예금 금리를 연 2.4%에서 2.5%로, 오케이저축은행은 '중도해지OK정기예금' 금리를 연 1.8%에서 1.9%로, 나란히 0.1%p씩 인상했다. HK·한국투자저축은행 등도 예금 금리를 각각 0.1%p씩 올렸다. 

현재 저축은행의 1년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연 2.43%로 알려졌다. 시중은행과 저축은행 간 금리 격차가 기존 0.48%p에서 0.23%p 축소된 것이다. 시중은행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저축은행의 장점이 점차 약해지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저축은행업계는 추가 금리 인상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미 케이(K)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 출범으로 선제적인 금리인상이 이뤄진 데다, 각종 규제들이 저축은행의 예금 금리 인상에 발목을 잡고 있어서다. 저축은행 한 관계자는 "내년 2월부터 법정 최고금리가 현행 27.9%에서 24%로 3.9%p 낮아지는 상황에서, 내년 정부가 저축은행들에게 가계대출을 늘리지 못하도록 총량규제를 강화할 것이란 소문도 돌고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총량규제는 저축은행권에서는 가장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다. 현재 저축은행들은 정부의 가계대출 총량규제로 여신업무 규모를 키우기 힘든 상황인데, 자칫 고객에게 제공해야 하는 예금 금리만 높였다간 향후 유동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더욱이 총량규제 강화로 인해 저신용자의 심사 탈락이 빈번해지면 대출금리가 낮은 고신용자들의 대출이 늘어날 수 밖에 없다는 점도 예금 금리 인상을 어렵게 하고 있다. 

아울러 조달금리가 높아지고 충당금 규제가 강화된 것도 저축은행들의 예금 금리 인상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저축은행업계 한 관계자는 "1금융권(은행)과의 경쟁도 중요하지만 업권 전반의 이익이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허리띠 졸라매기'는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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