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홍승희 기자] 미국이 드디어 2017년 마지막 금리인상을 단행했다. 올해 중에 세 번째 금리인상이다. 최근 금리인상을 단행한 한국으로서는 간신히 금리역전을 피했다.

금융권은 대체로 예상했던 금리인상이어서 별 영향을 받지 않았고 증권시장도 차분했다. 호들갑스럽게 자본유출을 걱정하는 소리들도 있지만 적어도 올해 안에는 한 걱정을 덜었다.

문제는 내년이다. 법인세를 인하하고 시장친화적 환경을 만들어 기업의 면역력을 높여놓은 상태에서 금리인상을 단행함으로써 적어도 경기에 타격을 주지는 않을 자신감과 더불어 내년 전반적인 경제상황도 호전이 예상되는 미국이 또다시 세 번 정도 금리인상을 이어갈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물론 미 연준은 완만한 상승을 예고했지만 미국의 경기가 이대로 호황으로 이어진다면 금리인상이 불가피할 수도 있다. 일단 미국의 실업률이 대폭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물가상승 압박이 가해질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일단 미국 내 일자리 늘리기에 몰두한 나머지 무역장벽을 칠 기세로 해외수입품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트럼프 행정부의 조치는 결국 미국 내 물가상승의 또 한 축으로 작동할 가능성이 있다. 미국내 생산을 지원하기 위해 수출국들의 저가공세에 맞설 경우 자연스럽게 상품가격 상승을 유발할 테니까.

또 주요 수출국들 입장에서도 미국의 금리인상에 보조를 맞춰 금리인상을 할 수밖에 없고 이는 생산단가의 상승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수출국들 입장에서 되도록 금리인상을 피하고자 하지만 그러기에는 자본시장에서의 미국의 영향력 또한 막강하지 않은가.

그러고 보면 미국이라는 나라가 가진 힘은 역시 무섭다. 한동안 제로금리 시대가 올 것만 같던 세계가 다시 금리인상의 대열로 강하게 밀어붙여지고 있다. G2의 하나로 불리며 미국과 더불어 세계를 자신 있게 경영하는 모양새를 취하고 싶은 중국 또한 미국의 금리인상 파동에 함께 휩쓸려 가고 있지 않은가.

지금 중국의 오만은 하늘을 찌를 듯한 기세를 보이며 주변국들을 압박하고 있지만 아직 미국이 가진 다양한 힘의 실체에 저항할 정도에는 이르지 못한 것이다. 아직은 그냥 2등 국가다.

중국이 가진 힘이 결코 작은 것은 아니지만 그 힘은 아직은 국방력에 쏠려 있고 첨단기술 분야에서 빠른 기술개발을 이루어가고 있지만 매우 한정적인 분야에 그치고 있다. 경제력도 아직은 선두만 불쑥 치고 나가는 수준일 뿐 자국민들의 빈곤 문제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금융도 아직은 초보 단계일 뿐이다.

게다가 중국인들 대다수는 여전히 재갈 물린 언론에 휘둘리며 균형 잃은 애국주의에 매몰돼 삽시간에 집단 광기를 드러낼 위험성을 종종 드러내는 수준이다. 최근 중국내에서 롯데가 당한 일도 그런 광기의 일단을 보여주고 있다.

그런가 하면 문재인 대통령 방중기간 동행취재 중이던 한국 기자들에게 중국 경호원들이 휘두른 폭력이나 그런 자국의 부끄러움도 모른 채 훈수 두기에 나선 환구시보의 사설 등을 보면 아직 중국은 선진국의 대열에 올라설 단계에 이르지 못해 보인다. 그저 덩치만 큰 어린 아이가 힘자랑을 못해 기를 쓰는 모양새다.

물론 그런 중국에 조차 한국은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처지여서 한숨이 나오지만. 그건 시장을 더 넓게 확대하지 못하고 당장 물건 하나 더 파는 데만 골몰한 기업들의 수출국 편중 현상이 불러온 참화일 수도 있고 남북관계를 스스로 풀어갈 대화 채널 하나 남겨두지 못한 역대 한국 정부들의 무능의 결과일 수도 있어서 스스로 자초했다는 자괴감을 불러올 일이다.

각설하고 미국의 금리인상이 내년에도 올해처럼 세 차례 이어진다면 한국 경제에는 재앙이 될 공산이 매우 크다. 역금리를 감당할 수 없으니 덩달아 금리인상 대열에 한발씩 앞서 나가야 할 텐데 1천4백조에 이르는 가계부채 문제가 발목을 잡는다. 이 문제를 위한 획기적 발상의 전환 없이 금리인상 대열에 나설 경우 가계부채는 곧 폭탄으로 변할 것이기 때문이다.

기업들도 생산성 제고를 단순히 노동력 쥐어짜기로 대처하는 수준의 발상으로 금리인상을 감당하기 쉽진 않을 터다. 산 넘어 산을 만나는 악몽을 꾸지 않으려면 가계부채를 어떻게든 털어내고 일자리 창출에 모든 지혜를 짜 모아 내수를 살려내야만 한다. 그런데 자꾸 옛 타령만 읊어대는 정치권의 좁은 시야가 갈 길을 막고 있으니 어쩌면 좋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