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연금을 싫어하는 이유
[전문가 기고] 연금을 싫어하는 이유
  • 서동필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수석연구원
  • nkyj@seoulfn.com
  • 승인 2017.12.22 09: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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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동필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수석연구원

65세 이상 고령자 2명 중 1명이 빈곤층이고, 생계를 위해 70세를 넘겨서까지 일하는 것이 우리나라 고령자의 현실이다. 그럼에도 자신의 월급에서 국민연금 보험료가 빠져나가는 것을 아까워한다. 국민연금 보험료조차 아까운 판에 개인연금을 따로 준비하는 것은 언감생심이다.

그래서 국민연금, 개인연금, 퇴직연금까지 소위 3층연금을 모두 준비하고 있는 사람은 10명중 1명도 안될 정도로 극히 드물다. 3층연금을 모두 준비해도 은퇴 이후 최저 생활비 수준인 180여만원을 받을 수 있을지 불확실함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연금에 불입하는 돈이 아깝다고 생각하는 것은 그 돈을 더 유용한 데 쓸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기회비용이 크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연금 대신 다른 곳에 투자를 하거나 소비를 함으로써 더 많은 이윤이나 효용성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은퇴 이후 연금이 가져다 주는 효용성을 경험해보지 않은 우리들로서는 어쩌면 당연한 일일 수도 있다. 몇 년 혹은 수십 년 후를 대비해 지금 당장의 이윤과 효용성을 포기하고 투자의사 결정을 내리기는 쉽지 않다. 다만 연금의 이런저런 장점을 미리생각해 본다면 의사결정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은퇴 시점에 10억원의 금융자산과 매달 200만원을 평생 받을 수 있는 연금자산이 있다고 가정할 경우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정답이 있을 리 없다. 각자의 가치관이나 처한 환경에 따라 선택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는 문제기 때문이다.

다만 100세시대에는 연금자산이 좀 더 유리할 수 있다. 은퇴 후에도 30~40년은 거뜬히 살 텐데, 원금 걱정없이그 긴 시간 동안 꼬박꼬박 현금흐름이 발생한다라는 것은 커다란 이점이 아닐 수 없다. 뭉칫돈의 경우 원금을 조금씩 깨서 생활비를 인출해 써야 하는데, 이 게 여간 불안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통장 잔고가 감소하는 것을 보고 마음이 편할 리 없다. 특히나 인생후반으로 갈수록 불안감은 점점 가중돼 결국에는 노후파산에 이를 수도 있다. 그렇다고 원금을 보존하거나 만회해 보겠다고 함부로 투자에 나설 수도 없다. 손실을 만회할 수 있는 소득이 없는 노년에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것은 오히려 원금을 더 까먹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반면 원금개념이 없는 연금자산은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노심초사하지 않아도 된다. 원금개념이 없어서 원금이 줄어드는 일도 없고 그저 때가 되면 꼬박꼬박 월급처럼 돈이 나온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공무원 연금을 부러워하는지도 모르겠다. 부러워만 하지 말고 만들면 된다.

다만 첫 월급부터 공무원처럼 매달 꾸준히 준비할 수 있어야 한다. 스스로에게 강제성을 부여해서 조금은 힘들고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라도 매달 꾸준히 돈을 떼어내 연금을 준비해야 한다. 처음에 자동이체라도 걸어놓고 아예 잊어버리는 것도 상관없다. 그 걸로 준비는 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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