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종시 부동산 시장에 정부 규제 여파가 가시화되고 있다. 세종시의 한 신규 아파트 분양현장에 내방객이 몰려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파트 거래 줄고, 매맷값 하락 감지…양도세·입주물량 '부담'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올해 집값 최고 상승률을 자랑하던 세종시 부동산 시장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그간 투기수요가 몰리면서 상승 가도를 달려왔지만, 8·2 부동산 대책 직격탄을 맞으며 아파트 값 상승에 제동이 걸린 것은 물론, 주택 거래량도 눈에 띄게 줄었다.

29일 국토교통부 온나라부동산정보에 따르면 지난 11월 세종시 아파트 거래량은 227건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438건)에 비해 48.1% 줄어든 수준이다.

세종시는 높은 미래 가치로 전국에서 투자자들이 모여들며 열기를 내뿜던 곳이다. 이 같은 인기에 힘입어 세종시 아파트 값은 올해 10.98% 올라, 전국 아파트 값 상승률(5.14%)을 훌쩍 뛰어넘은 것은 물론이고 전국 지역 중 최고 상승폭을 기록했다.

하지만 '불패 신화'를 써온 세종시도 정부의 강한 규제를 이겨내기는 역부족인 모양새다. 8·2 대책으로 서울 11개구와 함께 투기지역으로 지정되면서 수요자들이 관망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투기지역으로 지정되면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이 기본 40% 적용된다.

실제 세종시 아파트 거래량은 대책 발표 이후 급감했다. 8월 558건이 거래된 후 9월 256건, 10월 146건까지 떨어졌다.

몇몇 아파트에선 매맷값, 분양권 가격 하락도 감지되고 있다. 세종시 현지 공인중개업소에 따르면 어진동 '더샵레이크파크'의 전용 84㎡(4층)는 지난 8월 5억원에 거래됐지만, 현재는 4억8000만원으로 미끄러졌다. 고운동 '세종파라곤'의 84㎡ 분양권 역시 지난달 3억3000만원선에 거래됐으나 이달 3억2000만원에 거래돼 약 1000만 원 떨어졌다.

세종시 S공인중개업소 김 모씨(46·여)는 "각종 규제가 쏟아지는 바람에 사람들이 섣부르게 투자에 나서기 어렵게 됐다"면서 "점점 손님이 많아지고는 있지만 공급물량 때문에 빈집들이 늘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입주물량도 세종시 부동산 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규제책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최근 5년간 꾸준히 분양됐던 아파트의 입주가 시작되고 있어서다. 부동산114의 집계를 보면 세종시 아파트 입주 물량은 2015년 1만7381가구, 2016년 7653가구로 떨어졌다가 올해 1만5479가구로 다시 늘었다. 내년엔 1만4000가구 이상의 아파트가 세종시에 들어설 전망이다.

특히 새해엔 분양권을 전매할 때 내야하는 양도세가 보유 기간과 상관없이 50%까지 오르고, 4월 부터는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세가 적용될 예정이어서 업계는 세종시 부동산 시장에도 적지 않은 파장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부동산인포 관계자는 "당초 세종시는 수천만원의 웃돈이 붙었지만 최근엔 프리미엄이 뚝 떨어졌다"면서 "일부 수요는 교육이나 교통 등 인프라가 풍부한 인근 대전으로 유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세종시의 집값이 급격한 조정기에 들어갈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세종이라는 특수성이 사라지지 않았기 때문에 실수요가 여전하다는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투자자들은 눈치를 많이 보고 있지만, 목 좋은 곳에 장기간 거주하기 위해 집을 알아보는 실수요가 아직 상당하다"면서 "세종시 부동산 시장의 향방은 내년 부동산 규제가 본격화된 후를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