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금융당국이 하나금융지주의 차기 회장을 선임하는 절차의 중단을 요구했다. 하지만 하나금융 회추위는 금감원의 요구를 '관치'라고 반박하고 회장선임 절차를 예정대로 강행하기로 했다.

14일 금융당국 및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하나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 측에 회장 선임절차의 중단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회추위는 최근 금융감독원(금감원) 관계자를 초청해 간담회를 열었고, 이 자리에서 금감원 측은 하나금융·하나은행에 대한 검사 등을 이유로 이 같은 입장을 전달했다는 것이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하나금융 회추위가 회장 선출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검사가 이뤄지고 있어 금감원의 의견을 듣겠다면 지난주 초청했다"며 "이에 여러 의혹과 관련 사실관계를 확인할 때까지 중단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번 검사 결과, 유력한 회장 후보들의 거취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안이 발견될 수도 있는 만큼 검사 진행 상황을 보고 회장 후보 선출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는 게 금감원의 입장이다.

금감원은 현재 아이카이스트 특혜대출 의혹과 채용비리 의혹 등으로 검사를 진행 중인데, 채용비리의 경우 2차 검사 대상으로 추려진 10개 은행에 하나은행이 포함됐다.

금감원의 요구는 '검사가 진행 중인 만큼 일단 중단하는 것이 낫겠다'는 일종의 '권고'. 하나금융 회추위는 아직 이에 대해 최종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은행권에서는 하나금융 회추위가 금융당국의 이같은 권고를 수용하지 않고 예정대로 회장 선임 절차를 진행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당국은 하나금융이 회장 선출 일정을 중단하더라도 3월 주주총회까지는 회장 선출에 지장이 없다는 입장도 밝혔다. 2015년 회장 후보 선출 때에 비해 이번 회장 선출 절차가 한달 정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서다. 하나금융은 2015년엔 2월말에 최종 회장 후보를 선출했지만 이번엔 이달 22일 최종 후보 선출을 마무리하는 일정으로 관련 절차를 진행 중이다.

하나금융 회추위는 지난 9일 차기 회장 후보군을 27명에서 16명으로 압축하고 15~16일 이틀간 회장 후보군에 의견진술 기회를 제공한 뒤 3~4명의 최종 후보군(숏리스트)를 확정할 예정이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CEO(최고경영자) 리스크가 있는 상황에서 하나금융이 굳이 과거보다 빠르게 회장 선출 일정을 진행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회장 후보가 선출된 이후 문제가 불거질 경우 상당한 혼란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하나금융 회추위 관계자는 이날 "금감원과 지난 12일 간담회를 했으나 회장 선임 일정을 연기를 먼저 요청한 것은 없다"며 "금감원에서 말한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이에 회추위는 회장선임 절차를 강행하기로 했다. 애초 지난 12일 금융감독원에 회장 선임 절차와 관련해 간담회를 신청하고 회장선임 절차 등에 대해 논의를 했으나 금감원 요구가 '관치'라 판단하고 회장 선임 일정을 일정대로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관계자는 "진행절차를 공개하고 공정하고 투명한 유효경쟁을 벌이고 있다"며 "예정대로 인터뷰를 진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하나금융 회추위는 15~16일 후보 인터뷰를 거쳐 오는 16일 쇼트리스트를 발표하고 22일 심층 인터뷰 후 차기 회장 후보를 확정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