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얼 양강 포스트 vs 켈로그, 남다른 인연·질긴 맞대결
시리얼 양강 포스트 vs 켈로그, 남다른 인연·질긴 맞대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동서식품 포스트 '오레오오즈'와 농심켈로그 '허쉬초코크런치'. (사진 = 각 사)

[서울파이낸스 박지민 기자] 1인가구와 '혼밥족'이 늘어나면서 시리얼 시장이 살아나고 있는 가운데, 시리얼 업계 양대산맥인 동서식품 포스트와 농심켈로그의 라이벌 구도에 관심이 쏠린다.

19일 시장조사업체 닐슨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국내 시리얼 시장 규모는 총 2114억으로 전년 같은 기간의 1924억보다 190억원(9.8%) 성장했다.

특히 유통업체가 내놓는 자체 브랜드(PB) 제품이 우후죽순 쏟아지는 데도 불구하고, 동서 포스트와 농심켈로그의 2강 체제는 여전하다. 포스트의 시장점유율은 50.4%, 켈로그는 41.0%로 두 브랜드가 91.4%의 점유율을 나눠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PB 제품의 시장점유율은 5.7%로 전년(4.9%)보다 소폭 성장에 그쳤다.

◇엎치락뒤치락 라이벌 구도, 드디어 깨지나

유난히 눈에 띄는 점은 동서 포스트와 농심켈로그의 점유율 격차가 더 벌어졌다는 것이다. 동서 포스트의 시장점유율은 전년의 47.8%보다 2.6%포인트(p) 늘었고, 농심켈로그는 43.6%에서 2.6%p 줄었다. 이로써 두 브랜드간 점유율 격차는 4.2%p에서 9.4%p로 뛰었다.

동서식품은 지난 2014년 불거진 '대장균 시리얼' 사건으로 시장 점유율이 한 차례 고꾸라졌던 아픈 기억이 있다. 수사 결과 무혐의로 판명났지만, 당시 업계 1위였던 동서식품은 30%대로 곤두박질쳤고, 농심켈로그는 50%를 웃돌았다.

업계 1위 자리를 되찾은 동서식품은 득의양양한 모습이다. 특히 '오레오 오즈'가 지난해 200억원 어치 팔리면서 매출이 전년보다 137억원(217%)이나 늘었다. 동서식품 관계자는 "국내 전체 시리얼 시장 규모가 190억원 성장한 것을 고려해볼 때, 오레오 오즈의 매출 증가가 국내 시리얼 시장의 성장을 이끌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농심켈로그측 역시 지지 않고 나섰다. 농심켈로그도 오레오오즈와 비슷한 카테고리의 제품 '허쉬초코크런치'에 주력하고 있다. 농심켈로그 쪽은 허쉬초코크런치와 컵시리얼이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밝혔다.

▲ 동서 포스트에서 사자 캐릭터를 앞세울 때, 농심켈로그는 호랑이 캐릭터로 맞섰다. (사진 = 각 사)

◇태생부터 '끈끈'했던 켈로그와 포스트

글로벌 시리얼 브랜드인 켈로그와 포스트는 사실 태생부터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콘플레이크를 개발한 의학박사 존 켈로그는 요양원을 운영하면서 환자들의 성욕이 죄악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성욕을 억제하기 위해선 육식을 하지 않아야 한다고 믿었다. 결국 그는 성욕 억제용 '환자식'을 개발하기에 이르렀다. 그렇게 탄생한 음식이 바로 콘플레이크다.

흥미로운 점은 존 켈로그의 요양원에 찰스 포스트라는 환자가 입원했었다는 사실이다. 그는 존 켈로그의 환자식을 먹어보고 이를 제품으로 만들어 팔아야겠다고 생각한다. 결국 요양원을 나온 찰스 포스트는 시리얼 회사 '포스트'를 세우게 된다.

한 요양원에서 시작한 두 브랜드는 국내에서도 치열한 경쟁을 이어가며 시장 1,2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동서 포스트가 사자 캐릭터를 앞세웠을 때, 농심켈로그는 호랑이 캐릭터와 함께 '호랑이 기운이 솟아나요'라는 유명한 광고 문구로 인기몰이를 했다.

한때 쪼그라들었던 시리얼 시장이 다시 한 번 기지개를 켜고 있는 가운데, 두 브랜드의 경쟁 구도가 바뀔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