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전수영 기자] 묵은지와 무를 깔고 매콤한 양념장을 부어 만든 고등어 묵은지 조림은 많은 가정에서 김장김치를 다 먹어갈 무렵 흔히 만드는 요리 중 하나다.

점심을 밖에서 해결해야 하는 직장인들에게도 점심으로 손꼽히는 최고의 메뉴다. 묵은지 조림과 함께 고등어구이도 빼놓을 수 없는 밥도둑이다. 적당히 소금간을 한 고등어 한 마리면 밥 한 공기는 뚝딱이다.

예로부터 서민들의 밥상에 올라온 고등어는 가격이 저렴해 흔하게 먹을 수 있는 생선이었다. 아랫지방에서는 초가을부터 늦가을까지 방파제에 나가면 잠깐 동안에 10여 마리는 잡을 수 있어 밥반찬이 궁할 때는 낚싯대를 들쳐 메고 나가 고등어를 잡았다고도 하니 참으로 유익한 어종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낚시인들에게 고등어는 사랑을 받지 못하는 물고기이기도 하다. 특히 찌낚시를 즐겨하는 이들에게 고등어는 짜증의 주원인이 되기도 한다. 고등어 백만대군이 몰려오는 날이면 물고기를 모으기 위해 던지는 미끼를 모두 먹어치우는 바람에 대상 어종을 낚기가 여간 힘들지 않다.

수면에서부터 300m의 중층 수심에서 생활하는 고등어는 먹이를 닥치는 대로 먹어치운다. 심지어 먹이를 달지 않고 반짝이는 비닐만 달아도 달려드는 습성이 있어 전어 채비를 달고 낚싯대를 던졌다 감았다를 반복하면 적잖은 고등어를 잡을 수 있기도 하다.

따뜻한 물에 서식하는 고등어는 보통 우리나라 남해안을 비롯해 서해 남부 연안에서 낚시로 잡을 수 있다. 그런데 지난해 가을 삼치와 함께 고등어가 인천까지 올라왔다. 수온이 낮아지면 남쪽으로 내려가는 습성 때문에 인천권에서 고등어를 잡기는 거의 불가능했다.

그런데 때 아닌 고등어 떼가 인천권에 출몰하면서 서울과 인천에 거주하는 낚시인들이 호황을 누렸다. 바늘 예닐곱 개가 달린 채비를 던져놓고 천천히 릴을 감기만 하면 최소 한두 마리에서 최대 예닐곱 마리의 고등어를 잡을 수 있었다.

바람 쐬러 왔다가 저렴한 가격의 낚싯대 세트를 사서 저녁 반찬거리를 마련해 가는 이들도 있었다. 한 평생 인천에서 살았다는 한 노년 낚시인은 평생 이런 광경은 처음이라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낚시인이 빈손이 아닌 뭐라도 잡아가는 것은 그야말로 최고의 기분이다. 하지만 어떤 이유로 난류성 어종인 고등어가 인천권까지 올라왔느냐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다양한 원인이 있겠지만 지구 온난화로 인한 해수온도 상승도 한몫했을 것으로 생각된다.

전 세계가 지구 온난화로 인한 이상기후 피해를 보고 있다. 이는 인류에게 있어서 재앙이며 산업 지형도도 크게 바뀌고 말 것이다. 많은 이들이 "우리나라는 이제 봄과 가을이 점점 사라지고 여름과 겨울만 있는 것 같다"고 얘기한다. 때 아닌 고등어를 잡을 수 있어 좋기는 하지만 지구 온난화로 예기치 못한 이상기온이 가지고 올 피해도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파닥거리는 손맛을 못 봐도 좋으니 고등어가 인천권까지 올라오지 않기를 바란다. 더 나아가 전 세계 모든 나라가 겪고 있는 이상기후에서 하루빨리 벗어나길 기원한다.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한 우리 모두의 노력이 필요할 때다.

전수영 산업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