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여파에도 전체 수출량 중 약 20% 중국에 수출…1위 기록
[서울파이낸스 박윤호 기자] 지난해 정유업계의 석유제품 수출량이 또 한 번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대한석유협회는 SK에너지,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업계가 지난해 수출한 석유제품이 전년 대비 4.3% 증가한 4억7232만7000배럴을 기록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는 역대 최고치였던 지난해 수출량인 4억5297만배럴을 크게 넘어선 수준이다.
정유업계의 석유제품 수출량은 지난 2013년 이후 4년 연속 증가하고 있다. 정유업계가 지난해 수출한 석유제품은 63빌딩을 197번 채울 수 있는 규모로, 2리터 생수병에 넣을 경우 약 375억개에 해당하고, 이를 일렬로 놓을 경우 지구 둘레를 305번 돌릴 수 있다.
국가별로 살펴보면 우리나라의 최대 석유제품 수출국은 중국으로 지난해 사드 보복에도 불구하고 전체 석유제품 수출량의 20.3%인 약 9586만 배럴을 수출했다. 이어 호주(11.9%), 싱가포르(11.7%), 일본(8.9%), 대만(8.6%) 등이 뒤를 이었다.
호주에는 5627만 배럴을 수출해 연간 기준으로는 싱가포르를 제치고 처음으로 2위 수출국으로 부상했다. 호주는 정제시설 노후화로 정제설비 폐쇄가 이뤄지고 있고, 부족한 제품을 싱가포르, 한국 등 외국에서 수입하고 있다.
석유제품별로는 경유가 전체 36%인 1억7006만7000배럴로 가장 많았고, 이어 항공유(21.3%), 휘발유(16.9%), 나프타(9.4%) 등 고부가가치 경질유 위주로 수출됐다.
석유제품 수출액은 유가상승에 따라 전년 대비 33% 증가한 301억 달러를 기록해 2015년 283억 달러, 2016년 226억 달러 이후 2년 만에 300억 달러대를 돌파했다. 따라서 석유제품은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하는 국가 주요 수출품목 순위에서도 2016년 8위에서 지난해는 6위로 두 계단 뛰었다.
특히, 석유제품 수출액은 지난해 정유업계의 원유수입액 533억 달러 중 56.4%를 차지해, 최근 수년간 원유수입액의 절반 이상을 수출로 회수해 국가 주요 수출품목으로서 자리 잡았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올해는 글로벌 석유수요 증가와 국제유가 강세로 수출량 및 수출액 모두 지난해보다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정유업계는 글로벌 연료 환경규제에 대응해 시설투자 확대와 베트남과 필리핀 등 새로운 제품수요처를 발굴하는 한편, 수출 다변화에도 지속적으로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