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사회 노조 "강경 입장 유보, 긍정적 시각으로 보고 있다"
[서울파이낸스 윤은식 기자] '국민마사회로 재탄생'을 강조하며 제36대 한국마사회 회장에 취임한 김낙순 신임 회장의 행보가 주목받는다.
애초 김 회장의 내정설이 나돌자 마사회 내·외부에서 캠코더(캠프·코드·더불어민주당)' 인사라는 비난이 끊이지 않았다.
김 회장은 17대 국회의원(열린우리당 의원), 박원순 서울시장과 문재인 대통령 선거 캠프에서 활동한 것 말고는 말 산업에 몸담은 적이 없는 비전문가다.
앞서 현명관 전 회장은 삼성물산 회장으로 기업인 최초 마사회 회장이라는 타이틀로 입성했다. 그러나 말산업에 비전문가였던 현 전 회장은 마사회 전문성과 공익성을 무시한 채 수익만 추구했다는 비난을 면치 못했다.
또 현 전 회장이 임기 중 설립한 마사회 산하 렛츠런 재단에 삼성과 전국경제인연합 인사를 대거 등용하면서 여론에 뭇매를 맞기도 했다.
게다가 현 전 회장은 임기 내내 박근혜 전 대통령 최측근으로 낙하산 인사 논란이 끊이지 않았고 최순실 국정농단 연루 의혹이 제기되면서 사실상 불명예 퇴진했다.
이런 이유로 김 회장이 차기 마사회장에 내정되자 마사회의 전문성을 무시한 낙하산 인사가 또다시 반복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마사회 내부를 중심으로 새 나왔다.
이에 김 회장은 지난 19일 렛츠런 파크 서울 본관 문화 공감 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자신을 향한 비전문가·낙하산 인사 논란을 의식한 듯 마사회 공익성과 전문성 그리고 조직 간 신뢰와 배려를 중심으로 경영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밝혔다.
김 회장은 "공기업으로서 이윤창출 극대화를 탈피해 공공성과 공익성을 중시하고 경마를 통한 수익 창출은 목적이 아닌 공공이익의 창출을 위한 수단이 돼야 한다"며 "승마를 포함해 말산업 동반성장을 통해 진정한 말 산업 육성에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직원 간 신뢰와 배려의 문화구축과 공정한 인사로 조직의 신뢰를 지켜나가겠다"며 "이를 통해 조직의 생산성을 높이고, 모든 분야에서 업무가 투명하게 처리되도록 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취임식이 끝나자마자 곧바로 소통 행보에 나섰다. 김 회장은 취임 후 첫 업무를 노조사무실에 방문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전문성 없는 낙하산 인사라며 반대 견해를 밝혀온 마사회 노조는 김 회장 방문에 다소 당황한 것으로 알려진다. 역대 회장 중 취임 후 첫 업무 시작으로 노조를 찾은 것이 이번이 처음 있는 일이라는 게 마사회 노조 측 설명이다.
이어 김 회장은 마사회 신입사원과 저녁 만찬을 하며 소통 행보를 이어갔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김 회장이 취임사에서 밝힌 신뢰와 격려의 조직문화 바탕으로 마사회를 이끌어 가겠다는 의지를 마사회 임직원들에게 직접 행동으로 보여준 것으로 분석한다.
이에 취임 초기부터 소통의 광폭 행보를 보이는 김 회장이 임기 3년을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을지 또한 낙하산 인사와 방만한 경영으로 지적받아 온 마사회가 공정하고 신뢰받는 공기업으로 탈바꿈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마사회 노동조합 관계자는 "역대 회장 중 취임 후 업무 첫 시작을 노조사무실을 방문하는 것으로 시작하는 것이 이번이 처음이고 공기업 중에서도 아마 처음 있는 일"이라면서 "아직은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김 회장이 직접 노조를 찾아 먼저 소통의 장을 마련한 것에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