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과 채권 사이…올해 CB 발행 기업 두배 '껑충'
주식과 채권 사이…올해 CB 발행 기업 두배 '껑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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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올해 들어 전환사채(CB) 발행에 나서는 코스닥 기업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보면 올해부터 이날까지 전환사채권 발행을 결정한 코스닥 상장사는 총 87곳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40건)과 비교해 두 배 이상 웃도는 수준이다.

기업별로 보면 씨그널엔터테인먼트가 두 달여 기간에 4건의 전환사채권 발행을 공시했다. 이어 △중앙오션 △케이프 △한프 △에스맥 △엠젠플러스 △퓨쳐스트림네트웍스 △디엔에이링크 등도 2건의 전환사채를 발행했다. 주로 시설자금과 운영자금, 타법인 증권 취득자금을 조달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전환사채는 일반적인 채권의 형태로 발행되지만, 일정 기간이 지나면 주식으로 전환이 가능한 회사채다. 채권자들은 일정 기간마다 이자를 지급 받다가, 해당 기업의 주가가 오르면 주식 전환권을 행사해 수익을 실현할 수 있다. 주가가 오르지 않으면 만기 때 원금을 상환받으면 된다.

회사 역시 돈을 돌려주지 않고 주식으로 지급하면 되기 때문에 자금 부담도 없어지게 된다. 전환사채를 보유하는 사람은 사채의 안정성과 주식의 투기성을 누릴 수 있고, 회사로서는 낮은 이자율로 편리한 자금 조달이 가능하다. 투자자와 기업의 이해관계를 만족시킬 수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중소기업의 경우 회사채를 스트레이트 펀드로 발행하면 소화가 안되는 측면이 있다"면서 "현재 코스닥이 활황이기 때문에 주식 전환에 대한 메리트가 있어 이들 기업이 전환사채 등 주식 관련 사채를 발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일반적으로 전환사채를 발행하면 회사채보다 금리 측면에서 가격이 낮아지게 된다"며 "현재 금리가 상승기류에 접어들었기에 부채에 의한 자본 조달이 상대적으로 부담스러운 상황이고, 금리 비용을 일정부분 축소하기 위해 전환사채를 발행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기업의 전환사채 발행은 일반적으로 기존 주주들에게 호재로 여겨지지 않는다. 향후 채권자가 일정 기간 후 주식이 올랐을 때 시세 차익 목적으로 전환청구를 행사하면, 전체 주식 수가 증가하고, 이에 주식의 가치가 희석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또, 전환사채 발행에 나서는 기업은 재정상황이 좋지 않음을 뜻하기에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되기도 한다.

황세운 연구위원은 "전환사채가 발행되면 일정 부분 주가 하락요소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며 "전환사채발행 공시 시점에 주가가 하락하는 것이 많이 확인된다"고 말했다. 이어 "투자자들은 해당 기업이 전환사채를 발행하고자 하는 이유와 목적 등을 사전에 판단해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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