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인상으로 인한 최저수입 보장·전기요금 지원 등 대책 마련
가맹점 카드수수료 2.5% 대기업 수준
[서울파이낸스 김태희 기자] 국내 편의점 대표들이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을 만나 상생을 약속하고 애로사항을 털어놨다. 특히 편의점 가맹점을 소상공인으로 바라보고 정부 지원정책을 받을 수 있도록 건의했다. 또 최저임금 인상과 카드수수료 등 굵직한 사회문제들도 거론했다.
18일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지난 16일 공정위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에 위치한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가맹시장 상생협력 방안'을 위한 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간담회에는 김 위원장을 비롯해 편의점산업협회, 프랜차이즈산업협회 및 19개 가맹본부 대표들이 참석했다.
김 위원장은 "가맹본부와 가맹점주가 서로 상생하는 것이야 말로 가맹사업 성공의 절대적 요소"라며 "가맹점을 이익 창출의 대상이 아닌 혁신의 파트너, 성공의 동반자로 여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편의점 가맹본부들은 △최저수입 보장 △전기료 지원 △유통기한 경과 식품 폐기에 따른 손실 보전 등의 방안을 내놓았다.
조윤성 편의점산업협회장은 "편의점이 30년을 맞았다. 편의점은 동네마다 위치해 있으며 단순히 물건을 파는 구멍가게가 아니라 24시간 생활편의를 제공하고, 재난구호 활동 등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편의점 가맹본부가 GS25, CU 등 대기업이기 때문에 외부에서 편의점을 대기업으로 인식하고 있지만, 국내 4만여 가맹점을 살펴보면 영세하고 소상공인과 마찬가지"라며 "중소기업과 소상기업은 정부의 지원을 받지만 편의점 가맹점주들은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상태"라고 토로했다.
또 "국내에 많은 포상제도가 있지만 편의점 가맹점주에 대해서는 없다. 가맹점주들이 각 지역에서 선행과 봉사, 납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는 만큼 사회적 가치를 도모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달라"고 덧붙였다.
CU를 운영하는 박재구 BGF리테일 대표는 "가맹점주와의 상생을 '소통'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있다. 지난해 최저임금 인상 이후 4개월간 가맹점주와 대화를 나누며 합리적인 지원방향을 모색하기로 했다"며 "가맹점들이 가장 강력하게 요청한 것이 폐점 부담을 줄여달라는 것이었다. 초기안정화 기간에 최저수입 보장액을 늘리기로 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CU는 최저수입 보장액을 기존 '월 350만원+임차료'에서 '월 470만원+임차료'로 증액했다. GS25역시 연 6000만원에서 9000만원으로, 미니스톱 역시 6000만원에서 7000만원으로 확대했다.
조윤성 GS25 편의점 사업부문 대표도 "가맹점주들에게 전기료를 지원하고 가맹점주의 생산성 향상을 위한 시스템 개혁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생산성 향상을 위해서는 7만여명 아르바이트생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제도를 도입할 계획이다. 나아가 고객의 가치를 높이고 이를 경영주의 수익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순환구조를 만드는 것에 힘을 쏟는다.
정승인 세븐일레븐 대표는 최저임금인상과 카드수수료 문제를 거론했다. 정 대표는 "최저임금인상으로 가맹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생산성을 초과했기 때문"이라며 "매출을 늘려야 극복할 수 있는 문제라서 유통기한 폐기 식품에 대한 지원을 늘리고, 7000여명 가맹점주 자녀의 학자금을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가맹점주 사이에서 카드결제를 무조건 허용하는 것에 대해 불만이 있다. 가맹점주들은 소상공인임에도 불구하고 대기업에 맞는 수수료를 받고 있다. 현재 2.5%인데, 마트같은 경우 1.8%다. 소상공엔 맞는 수수료 가이드라인을 가져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관섭 미니스톱 대표는 "가맹점주와 지속성장해야 한다는 의무감을 갖고 있다. 첫째 매출을 어떻게 올리느냐, 둘째 비용을 어떻게 줄이느냐, 셋째 가맹점과의 상생관계를 어떻게 마련하는가에 대한 고민이 크다"고 털어놨다.
심 대표에 따르면 미니스톱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해 월 84만원을 가맹점에 지원하고 있다. 폐점을 결정했을 때 재기할 수 있도록 위약금 제도도 없앴다. 심 대표는 "전기요금 50~100%, 식품 폐기 지원 등을 하고 있지만 카드 수수료 문제 등으로 가맹점주들이 많은 압박을 받고 있다. 이 부분을 알아 달라"고 토로했다.
김성영 이마트24대표는 신생편의점인 부분을 강조했다. 그간 편의점업계가 지적받아왔던 문제들을 개선한 시스템을 소개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영업시간과 영업일수를 가맹점주가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현재 24시간 운영을 하는 점포는 30%밖에 안 된다. 소비자 관점에서는 편의점 24시간 운영이 맞지만 그건 본사 입장에서 고려할 문제"라고 밝혔다.
또 "최저임금 상승 때문에 지난해 11월부터 본사 발주를 많이 하는 가맹점주에게 1% 페이백 제도를 도입했는데 만족스러워 한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가맹점주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영업의 연속성과 안정적인 수익 창출을 꼽았다. 이마트24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우수 가맹점주를 본사 직원으로 채용하는 제도를 소개했다. 실제로 현재 10명의 가맹점주가 이마트24의 영업직원으로 일하고 있다.
편의점 업계의 고충을 들은 김 위원장은 "(편의점) 규모나 업력에 따라 사정이 다를 수 있다. 어느 한 업체의 상생협력 방안이 전체로 획일화 되는 것은 안 좋을 수 있다"면서 "카드수수료 등 현실적인 문제에 대해선 범 정부차원의 대책이 마련돼야할 사안이라 생각한다"고 화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