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므누신 장관· 라가르드 IMF 총재 면담서 환율개입 공개 '담판'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미국 재무부가 환율보고서에서 한국에 대한 환율압박의 수위를 높여 그동안 수세적 입장이었던 외환당국이 원·달러 환율 하락(원화가치 상승)을 막지 못할 것이라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오는 19일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에서 외환시장개입 논의를 담판 지을 것으로 알려졋다. 

미국 재무부는 13일(현지시각) 반기 환율보고서를 발표하고 한국, 중국, 일본, 독일, 스위스, 인도 등 6개국을 관찰대상국(monitoring list)으로 분류했다. 이번 보고서에서 종합무역법상 환율조작국 또는 교역촉진법상 심층분석대상국에 지정된 나라는 없었다.

다만 미 재무부는 이번 환율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외환시장 개입 내역을 신속히 공개하라고 강하게 요구했다. 미국 재무부는 보고서에서 "한국의 외환시장에서 조처들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을 지속할 것"이라며 "한국은 투명하고 시의적절한 방식으로 외환시장 개입내역을 신속히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재무부는 그러면서 지난해 하반기 원화가 절상되는 와중에 한국 외환당국의 개입이 확대됐다며 압박수위를 높였다. 보고서는 한국 외환당국이 지난해 외환시장에서 국내총생산(GDP)의 0.6% 만큼 달러를 순매수해 원화 절상을 제한한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90억달러 규모(9조6210억원)다.

외환 당국의 외환시장 개입은 보통 두 가지 방향에서 이뤄진다. 원·달러 기준으로 보면 환율이 급등(원화가치 급락·달러가치 급등)할 때는 달러를 팔아 지나친 상승을 제어하는 매도개입(원화절상 목적 개입)이, 반대로 환율이 급락(원화가치 급등·달러가치 급락)할 때는 달러를 사들여 미세조정하는 매수개입(원화절하 목적 개입)이 각각 이뤄진다. 미국은 이 중에서도 특히 원화에 견준 달러가치를 떨어뜨리는 매수개입에 거부감을 가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는 환율 변동을 시장에 맡기되 극격한 쏠림이 있을 때만 미세조정한다는 '스무딩 오퍼레이션(smoothing operation)' 원칙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의 노골적 압박이 커지면 이마저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원·달러 환율이 급락하면 수출에 악영향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원·달러 환율은 이달 초 1050원대까지 떨어지며 연저점을 경신했다가 지난주 달러당 1069.5원에 거래를 마쳤다. 

김 부총리는 오는 19일 열리는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리는 G20 재무장관회의에서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부 장관,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재통화기금(IMF) 총재와 연쇄 면담을 갖고 외환시장개입 내역 공개여부를 담판 지을 계획이다. 이후 23일 귀국해 이르면 당일(23일) 정부 방안이 공개할 전망이다. 

지난 13일 김 부총리는 외환시장 개입 내역 공개와 관련 "외환시장 개입 내역 공개는 주기를 일별, 월별, 분기별로 하는 나라도 있고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가입한 국가 중에는 6개월 단위로 공개하는 국가도 있어서 그동안 논의의 연장선상에서 어떻게 할지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