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장 공백 장기화 전망…증권가 현안 인가 답보 우려
금감원장 공백 장기화 전망…증권가 현안 인가 답보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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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어음 사업·중소형사 M&A 인가 중장기화 가능성

▲ 사진=서울파이낸스DB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금융감독 당국이 중점 사항으로 추진하고 있는 초대형 투자은행(IB) 육성 등 정책이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의 사퇴로 갈지자 행보를 보일 것으로 우려 썩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김 전 원장이 취임 2주 만에 전격 사퇴하면서 금감원 수장 공백이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가뜩이나 진행 속도가 답보였던 증권가 주요 현안이 최고 의사 결정권자의 부재로 수월하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초대형 투자은행(IB) 단기금융업(발행어음) 인가와 중소형 증권사 인수합병(M&A) 등 증권가 현안들이 금융당국의 인·허가 문턱을 넘지 못하고 수개월째 표류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한국투자증권이 초대형IB 가운데 유일하게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은 이후 나머지 4곳은 6개월째 당국의 심사조차 받지 못하고 표류 중이다. 특히 NH투자증권의 경우, 타 대형사와 달리 특별한 흠결이 없음에도 인가 심사가 미뤄지고 있어 속을 태우고 있다.

지난 2월 골든브릿지증권, 3월 SK증권 인수 계약을 각각 체결한 텍셀네트컴과 J&W파트너스는 현재 대주주 변경 신청에 앞서 금융당국과 세부사항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사 인수합병(M&A)에서 '마지막 관문'이라 여겨지는 대주주 변경은 금융당국의 심사를 통과해야만 마무리된다. 하지만 최근 당국이 인수 주체에 대한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엄격히 하고 있어 암초로 거론된다.

실제, SK증권 인수를 목전에 뒀던 케이프컨소시엄은 자금조달 구조에 문제가 있다는 금감원의 부정적 의견이 나오면서 인수 승인을 자진 철회했다. 하이투자증권의 경우도 인수자인 DGB금융지주에 대한 당국의 자회사 편입 심사가 늦어지면서 매각에 난항을 겪고 있다.

이에 텍셀네트컴과 J&W파트너스도 이 같은 선례를 거울 삼아 사전에 꼼꼼이 준비하겠다는 계획이다. 텍셀네트컴 관계자는 "당국의 깐깐한 잣대를 감안할 때, 섣불리 (대주주 변경) 신청에 나섰다가 좋지 않은 결과를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사전에 흠결이 될 만한 사안을 면밀히 검토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증권가 주요 현안들이 금감원에 계류 중인 가운데, 금감원장의 급작스러운 공백 사태까지 겹치면서 업계는 금융당국의 업무 공백도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최고 의사 결정권자가 공석인 상태에서 인·허가가 사실상 불투명할 거란 지적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금감원장이 공석이어도 인허가 업무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수장의 부재 속에서 원활한 승인이 이뤄질 것으로 보는 이는 많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불과 한 달 전에 전임 원장(최흥식)의 사퇴 당시에도 이러한 우려가 컸는데, 또 다시 수장 공백 사태가 재현되면서 더욱 부각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앞선 두 명의 금감원장이 도덕성이 문제가 돼 낙마한 만큼, 차기 수장 결정까지 상당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관련 증권가 관련 현안에 대한 인가도 중장기화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금감원 고위관계자는 "대주주 변경심사 등 인허가 업무가 원장 공석에 지장을 받을 것이란 항간의 우려는 무리가 있다"며 "원장의 부재 시 대행 체체로 이뤄지기 때문에 심사 업무에 있어 환경적으로 하등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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