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선호도 높은 고가 수입브랜드 점유율 70% 이상
[서울파이낸스 박지민 기자] 식품대기업들이 외국 브랜드가 주름잡는 반려동물 식품(펫푸드)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기존에 없던 제품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식품 사업에서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틈새시장을 개척하겠다는 셈법이다.
17일 동원F&B는 우유에 참치와 기능성 원료성분을 더해 영양과 기호성을 높인 반려동물 전용 우유 '뉴트리플랜 펫밀크' 2종을 출시했다. 뉴트리플랜 펫밀크에는 시중에서 팔리는 펫밀크와 달리 오메가-3 지방산을 섭취할 수 있도록 참치 살코기와 참치 농축액을 담았다.
동원F&B는 앞서 지난 3월에도 국내 최초로 참치알을 담은 고양이 습식 파우치 '뉴트리플랜 모이스트루'를 출시했다. 수십 년 참치 가공 기술을 십분 활용해 기존에 없던 펫푸드 선보이기에 주력하고 있는 것이다.
동원F&B는 이번 펫밀크 출시를 위해 펫푸드와 참치, 우유 관련 각 분야 연구원과 수의사가 공동으로 개발에 참여하도록 했다. 동원F&B 관계자는 "반려동물 선진국인 미국, 일본 등에서는 이미 펫밀크가 큰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며 "뉴트리플랜 펫밀크는 동원F&B의 참치원료 기술과 기능성 성분 응용 등 분야별 전문 노하우를 집결해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펫푸드 브랜드 '오네이처'를 운영하는 CJ제일제당은 최근 국내 최초로 사료 위에 유산균을 뿌려먹이는 '오네이처 하루케어'를 선보였다. 이 제품은 사료와 유산균 스틱포가 함께 들어있다. 반려견에게 사료를 급여할 때 동봉된 유산균을 사료에 뿌려주는 방식이다.
이처럼 사료와 유산균을 따로 제공하는 이유는 사료 제조 과정에서 유산균을 첨가하면 고열에 유산균이 살아남지 못하기 때문이다. 오네이처 하루케어에 활용한 유산균은 CJ제일제당이 보유한 식품 발효 기술력을 바탕으로 우리나라 전통 발효식품인 김치에서 분리해냈다. CJ제일제당은 8주간 연구를 통해 특정 유산균이 반려견의 장 건강과 피부 가려움 등에 도움을 주는 것을 확인했다.
윤상민 CJ제일제당 펫 사업팀장은 "갈수록 세분화되고 고급화되는 반려동물 시장 트렌드에 맞춰 이번 신제품을 출시했다"며 "앞으로도 반려동물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새로운 제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하림펫푸드는 그간 대기업에서 시도하지 않았던 수제간식 분야에 뛰어들었다. 하림이 쌓아온 육가공 노하우를 바탕으로 펫푸드 시장 소비자들에게 선호도가 높은 수제간식을 선보인 것이다.
하림펫푸드 수제간식 '더리얼 레시피'(치킨로프·비프로프)는 생고기와 야채를 굽고 쪄서 부드러운 식감을 냈다. 특히 육가공 노하우를 집약한 펫푸드 전용 제조 시설 '해피 댄스 스튜디오'에 마련된 주방에서 생산해 신뢰도를 높였다. 레시피는 유명 레스토랑 '엘본더테이블'의 수석 요리사(셰프)를 지낸 원범식씨 직접 개발했다.
이처럼 펫푸드 시장에 진출한 식품기업들이 남다른 제품으로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데 주력하는 이유는 외국산 브랜드들이 이미 국내 펫푸드 시장을 주름잡고 있어서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 사료 시장은 2015년 기준 약 5040억원 규모다. 이 가운데 고가 수입 브랜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70%가 넘는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국산 펫푸드에 대한 인지도와 신뢰도가 낮다는 점도 식품기업들의 펫푸드 시장 진입을 어렵게 하는 요소로 꼽힌다. 이렇다 보니, 국내 식품 대기업들은 다년간 쌓아온 식품 노하우를 활용해 기존에 없던 새로운 제품을 선보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펫푸드 업계 한 관계자는 "반려동물 커뮤니티 등을 살펴보면 국내 소비자들이 외국산 브랜드에 대한 선호도가 굉장히 높다는 점을 알 수 있다"면서 "기존에 없던 제품으로 시장을 공략해 소비자들의 관심을 환기시키려는 전략이 효과적일 것으로 판단된다"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