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위원장 "공급가 폭리 재조사 요청하면 수용할 것"
[서울파이낸스 박지민 기자] 치킨 프랜차이즈 bhc 가맹점주들이 가맹본부(본사)에 갑질 중단을 요구하고 나선 가운데,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bhc 가맹점주들의 면담 요청을 수락하겠다고 밝혔다.
24일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대리점 갑질근절 종합대책' 기자회견에 참석해 "bhc 가맹점협의회가 대화를 요구한다면 당연히 응할 것"이라면서 "요구사항을 모두 다 수용하겠다는 뜻은 아니지만, 거래 관행 개선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bhc 가맹점주들은 전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전국 bhc 가맹점 협의회' 설립 총회와 기자회견을 열고 "본사가 가맹점에 공급하는 원가가 경쟁사에 견줘 비정상적으로 높다"며 "bhc 영업이익률은 경쟁사보다 3배 이상 높지만, 가맹점은 극심한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고 있다"고 호소했다.
협의회는 본사에 △주요 품목 공급원가 인하 △납품 원가와 품목별 마진율 공개 △광고비 등 부당이익 내역 공개 및 반환 △주요 임직원에 대한 주식공여와 배당 내역 공개 △모회사인 외국계 사모펀드가 회수한 자금 내역 공개 △갑질 중단 등을 요구했다.
bhc 점주들은 치킨 판매가격을 인상해 소비자들에게 부담을 전가시키는 것은 원치 않는다는 입장이다. 협의회는 "본사가 납품하는 품목들의 공급가를 낮추고 부당한 판촉 비용들을 줄여달라는 것뿐인데 본사에서는 어떠한 답변이나 약속, 실천 없이 '상생'이라는 키워드를 앞세운 대외 언론보도만을 내세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bhc 본사는 가맹점주들의 협의회 구성을 환영한다면서도 사실상 치킨값을 올려달라는 요구라며 난색을 표했다. bhc 관계자는 "가맹점들의 매출은 지난해보다 오히려 올랐음에도 갑작스레 이 같은 요구를 하니 당황스럽다"면서 "가맹점주들의 요구는 사실상 치킨값을 올려달라는 것과 다름없다. 소비자들에게 부담을 전가할 생각이 없다면서도 배달료를 따로 받는 것을 보면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본사는 가맹점들의 원가 인하 요청 등에 대해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밝혔지만, 본사 영업이익률도 전년에 견줘 줄어든데다 업황이 좋지 않은 상황이어서 쉽게 이를 결정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처럼 bhc 본사와 가맹점주 간 대립이 거세지면서 공정위 개입이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공정위는 이해당사자 간 대화를 통해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밝혔지만, 가맹점협의회가 요청할 시 가맹본부에 대한 조사에 착수할 방침이다.
이날 김 위원장은 bhc 가맹점주 협의회가 주장하는 기름값 폭리 의혹과 관련해 "기름 공급가격을 비싸게 받았다는 점에 대해서는 비교할 수 있는 상대가격이 없어서 무혐의 처리했다"면서 "가맹점 협의회가 재조사를 요청하면 그에 따른 조사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bhc 관계자는 "이미 공정위로부터 여러 차례에 걸쳐 납품가 폭리 의혹에 대한 조사를 받았고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면서 "특별히 문제 삼을 부분이 없으며, 재조사가 들어온다고 하더라도 성실히 조사에 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bhc 가맹점협의회는 빠른 시일 내에 김상조 공정위원장에게 정식으로 면담을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협의회는 기자회견에서 강제구입품목의 원가와 본사 마진율, 광고비 편취 등에 대한 공정위 재조사를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