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전수영·김혜경 기자] 포스코 승계카운슬은 22일 최고경영자(CEO) 5명의 후보군을 공개했다.
후보자는 김영상 포스코대우 대표이사 사장, 김진일 전 포스코 대표이사 사장, 오인환 포스코 대표이사 사장, 장인화 포스코 대표이사 사장, 최정우 포스코켐텍 대표이사 사장 등이다. 모두가 전·현직 포스코맨들이다.
이날 후보자 발표를 앞두고 정치권에서는 때 아닌 격론이 일었다.
여당은 부실경영에 책임이 있는 사외이사들이 혁신 주체를 선출하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승계카운슬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정농단' 실세 최순실 씨가 권오준 전 회장을 지원했다는 의혹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승계카운슬이 공정한 인사를 할 수 없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정의당도 승계카운슬 중단을 주장했다.
하지만 박명재 자유한국당 의원은 여권이 포스코 인사에 개입하고 있다고 여당을 공격했다.
주인 없는 기업 포스코의 CEO 인사를 놓고 그동안 되풀이됐던 구태가 또다시 벌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그간 포스코 CEO 자리는 정권과 코드에 맞는 인물이 꿰찼다. 이른바 '낙하산 인사'가 관행처럼 이뤄졌던 것. 이에 여권은 최대한 중립을 지키겠다는 자세를 취했다. 이번만큼은 코드 인사가 아닌 포스코 발전을 도모할 수 인물이 수장 자리에 올라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CEO 후보를 추천하는 승계카운슬이 권 전 회장 재임 시 구성됐기 때문에 이들의 판단이 공정하지 못할 것이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더욱이 수차례의 승계카운슬을 진행하면서 후보자군을 밝히지 않아 '깜깜이 인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에 대해 야당은 이 같은 여당의 비판이 오히려 인사에 개입하는 것이라고 대척점에 섰다. 공정함을 내세우지만 코드 인사를 하기 위함이라는 것이다.
재계 일각에서는 낙하산 인사에 대한 부담으로 인해 외부인사보다는 전·현직 포스코 인사들을 후보군으로 선정했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자칫 외부 인사가 CEO 자리에 오를 경우 다시 한번 '외압'에 의한 것이라는 후폭풍에 휩싸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른 일각에서는 내부 인사들로만 CEO 후보군을 선정할 경우 혁신을 이루기 어렵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이미 내부적으로 굳어진 관행을 스스로 바꾸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승계카운슬이 후보군을 선정하고 최종 인선 작업을 앞두고 있지만 향후 최종 결정이 나더라도 이를 놓고 설전은 계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