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난 10년간 소득증가율을 상회하는 가계부채 증가세가 지속되면서 우리경제의 성장잠재력이 저하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가계부채 증가율과 부동산 과열 등 금융불균형을 재차 언급하며 금리인상에 대한 불씨도 살렸다.
특히 이 총재가 지난 27일 미 금리인상 직후부터 '금융불균형' 문제를 여러차례 언급한 점을 염두에 둘 경우 금리인상의 명분쌓기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 총재는 4일 오전 서울 세종대로 본관에서 각계 전문가와 함께 경제 상황에 대한 의견을 듣는 '경제동향간담회'를 열고 모두 발언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 총재는 "올해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지 만 10년째 되는 해"라고 입을 뗐다. 이어 "우리경제가 지난 10년간 어떠한 변화가 있었고 과제는 무엇인지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며 "대외지급능력과 금융기관의 건전성이 개선되면서 우리경제의 대외충격흡수력은 크게 높아졌지만 소득증가율을 상회하는 가계부채 증가세가 지속되면서 금융불균형이 누증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주력산업 경쟁력이 약화되고 저출산·고령화가 심화되는 등 성장잠재력도 저하됐다는 뜻도 밝혔다. 그는 "최근엔 수출을 중심으로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기업투자는 미흡한 상황인데 이는 지난해의 높은 증가에 따른 기저효과도 있지만 일부 업종을 제외하면 미래를 위한 투자에 소홀한 측면도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합리적인 규제 완화 등 투자에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하고 투자심리를 제고함으로써 지속 성장의 기반을 강화해 나가는 것이 긴요한 과제"라며 "이와 함께 금융불균형을 점진적으로 해소하는 등 거시경제를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한편 성장잠재력과 일자리 창출 능력을 높이기 위한 구조개혁을 지속해 나가는 등 향후 10년을 바라보는 정책적 노력이 중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김용근 한국경영자총협회 부회장, 김준동 대한상공회의소 부회장, 김종춘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상임이사, 이동근 현대경제연구원장, 염용섭 SK경영경제연구소장, 배현기 KEB하나은행 하나금융경영연구소장 등이 참석했다. 한은에서는 이 총재와 함꼐 정규일 부총재보, 조사국장, 통화정책국장 등이 배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