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과 리딩금융그룹 쟁탈전 이번에도 '敗'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신한금융지주가 3분기 당기순이익 8478억원을 발표하며 은행권 실적발표의 첫 테이프를 끊었다. 3분기 누적으로는 2조6434억원을 시현했다. 비이자이익 부문이 눈에 띄게 줄며 전분기 대비로는 실적 개선세가 부진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KB금융지주의 3분기 당기순이익 추정치 9370억원과 비교하면 이번에도 1등 금융그룹 탈환은 물 건너 갔다는 진단이다.
신한금융은 24일 실적발표를 통해 지주의 올해 3분기 순이익 규모가 8478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3.8%(306억원) 증가했다고 밝혔다. 다만 전분기 대비로는 9.6%(902억원) 감소한 수준이다. 시장전망치인 8715억원에도 다소 못 미쳤다. 3분기 누적 순이익은 2조6434억원이다. 전년 동기(2조7064억원)에 비해서는 2.3% 감소했으나, 지난해 1분기 신한카드 대손충당금 환입액(세후 약 2800억원)을 제외하면 8.8% 증가했다.
금융권의 관심은 오는 25일 실적이 발표되는 KB금융그룹과의 리딩금융그룹 쟁탈전에 쏠려있다. 다만 이날 신한금융의 실적이 발표되자 "이번 분기에도 KB금융이 금융지주 1위 자리를 수성할 것"이라는 의견이 속속 나온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KB금융의 3분기 당기순이익은 9370억원, 누적순이익은 2조8700억원으로 전망됐다. 3분기 연속 9000억원대 순익 증가 뿐 아니라 신한금융의 이번 실적과 비교하면 누적 기준 약 2270억원이나 차이가 벌어진다.
신한금융의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로는 성장세가 확대됐지만 전분기로 보면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이자이익의 경우 견조한 증가세가 확인됐지만 비이자이익 부분에서 손익 감소가 컸다. 1·2분기 대비 3분기 유가증권시장 상황이 저조하면서 증권 거래 자체가 줄어 위탁수수료가 감소했고 유가증권 관련 손익도 축소된 것이 전체적인 비이자이익 하락을 이끌었다.
실제 안정적인 대출 성장세와 마진 개선으로 신한금융의 3분기 누적 이자이익은 6조352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 대비 10.1%, 전분기 대비 2.4% 각각 성장했다. 국내 이자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8.6% 증가한 가운데 해외 이자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33.0% 증가하며 비중을 넓혔다.
반대로 누적 비이자이익의 경우 1조161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발생한 일회성 유가증권 매매이익이 소멸되면서 전년동기 대비 5.1%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전분기에 비하면 48.3%나 떨어졌다. 유가증권 및 외환파생관련 손익이 6456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3.1%, 전분기 대비 54.3% 뒷걸음질 친 것이 전체 비이자이익을 끌어내렸다. 판매관리비는 전년동기 대비 2.4% 증가한 3조3026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에는 광고선전비 등 일시적 비용 증가세가 이뤄졌다고 신한금융 측은 설명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올해 3분기 실적에 대해 "중소기업 중심의 대출 성장이 지속되고, 순이자마진(NIM) 안정세가 유지되면서 은행이 그룹 실적 개선의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했다"며 "핵심시장 분야인 글로벌 및 투자은행(IB)시장에서도 실적이 가속화 되고 있다"고 자평했다.
계열사 별로 보면 신한은행이 그룹 '맏형' 역할을 톡톡히 했다. 신한은행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1조9165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3.0% 증가했다. 단 3분기만 놓고 보면 6447억으로 전분기 대비 4.0% 감소했다. 순이자마진은 1.62%로 시장금리 하락에도 안정적인 조달 운용을 통해 전분기 대비 1bp 하락 이내에서 관리됐다고 신한금융 측은 설명했다.
은행 원화대출금은 가계와 기업의 고른 대출성장을 통해 3분기중 전년동기 대비 3.0% 증가한 205조원을 기록했다. 가계대출이 전세자금대출 및 우량신용대출을 중심으로 3분기중 1.5% 증가한 가운데 기업대출은 소호대출 증가로 2.5% 확대됐다. 이에 따라 은행의 누적 이자이익은 4조1288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3.2%, 전분기 대비 2.6% 각각 성장세를 보였다. 9월말 연체율은 0.26%로 지난해 말보다 0.03%p 올랐다.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은 0.47%로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반대로 '둘째' 격인 신한카드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신한카드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3955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49.3%나 감소했다. 3분기만 봐도 1136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20.4% 줄었다. 대손충당금 전입액이 3683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증가한 것이 문제가 됐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지난 9월말 추석연휴로 결제 회수율이 줄어들며 단기 연체가 일시적으로 늘어난 데 따른 것"이라고 했다. 9월말 신한카드의 1개월 이상 연체율은 1.44%로 전년동기 대비 14bp 증가했으며, 부실채권(NPL) 비율은 1.06%, NPL커버리지 비율 392%를 기록했다. 조정 자기자본 비율은 21.7%(잠정)를 기록했다.
신한금융투자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46.3% 증가한 2300억원이다. 3분기 순이익은 시장 거래 대금 감소 등 자본시장 하락에 따른 위탁수수료 및 자기매매 수익 감소로 전분기 대비 44.9% 감소한 473억원을 시현했다. 그룹의 자본시장 허브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GIB(글로벌 투자은행) 부문은 공동주선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영업수익 실현을 지속하고 있다고 신한금융 측은 설명했다.
신한생명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1292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5.0% 증가했으며, 3분기 순이익은 591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63.4% 증가했다. 수입보험료는 3조4652억원으로 저축성 보험 취급 감소로 전년동기 대비 4.7% 감소했다. 9월말 보험금 지급 여력비율(RBC비율)은 197.4%(잠정)로 규제 비율인 150%를 상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