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피크제·정규직 전환·출퇴근 기록 등 다양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KB국민·신한·KEB하나·우리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의 임금·단체협상(임단협) 교섭이 제각각 사정에 따라 속도를 내지 못하는 모습이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6일 KB국민은행 노사가 진행한 임단협 대표자 교섭이 최종 결렬됐다. 노사는 임금피크제 도입 이연, 점심시간 1시간 보장, 페이밴드(직급별 기본급 상한제) 폐지, 기간제 근로자 정규직 전환, 출퇴근 기록시스템 설치, 미지급 시간외수당 등의 안건에 대해 의견을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노조는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 조정을 신청했고, 양측이 중노위가 내놓은 조정에 합의하지 못하면 이달 말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통해 파업 수순을 밟을 예정이다. 노조는 지난해에도 임단협이 결렬돼 파업 위기까지 갔다가 올해 2월 가까스로 합의에 성공했다. 박홍배 노조위원장은 "임금을 얼마 올리냐 하는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며 "때문에 파업까지 각오하고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노조위원장 선거가 길어지며 임단협도 늦춰지고 있다. 제 5대 노조위원장 선거에는 6명의 후보가 이름을 올리며 역대 가장 많은 인원이 출사표를 던졌다. 1차 투표 결과 과반득표(50% 이상)를 얻은 후보가 없어, 1·2위를 차지한 김진홍·권도익 후보가 오는 13일 2차투표를 진행한다. 새 위원장이 선출 되면 임단협이 속도감 있게 마무리 될 수 있을 것이란 전언이다.
KEB하나은행의 경우 옛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화학적 통합이 먼저라는 입장이다. 지난 2015년 9월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이 합쳐져 KEB하나은행이 탄생했지만 아직도 두 은행 직원 간 인사, 임금, 복지 격차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노사는 지난 5월 통합 태스크포스(TF)를 통해 논의를 진행했지만 신중에 신중을 기하고 있어 통합안 마련이 더뎌지고 있다.
일부에서는 임금 부분에서는 외환은행 수준에 맞추는 것으로 잠정 합의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국책은행이던 옛 외환은행 직원의 평균 연봉은 8000만원으로 옛 하나은행 직원 연봉(7300만원)보다 700만원가량 더 많다. KEB하나은행 노조 관계자는 "일단 TF에서 통합안이 나와야 내년 임단협도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내년 지주사 전환을 앞두고 있는 우리은행 노사는 지난달 29일 첫 임단협 상견례를 가졌다. 대표자 교섭까지 진행된 KB국민은행 입단협에 비하면 한참이나 늦은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한쪽에서는 임금피크제 시행 연령에서 이견을 보이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지만 노조 측은 큰 문제 없다는 입장이다. 박필준 우리은행 노조위원장은 "안건들이 합의되면 연내 임단협을 종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