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대출 연체율 '이상기류'…은행권, 리스크관리 강화
中企대출 연체율 '이상기류'…은행권, 리스크관리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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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대출 연체율 상승 추세…중기대출 연체율도 지난해말 대비 높아져
장기 신용평가 대상 중기 7.76%가 부실징후기업…지난해보다 늘어
은행권, 대출목표 낮춰잡고 중소기업 옥석 가리기…"대규모 부실은 없을 것"
핀테크 스타트업이 KB이노베이션허브에서 전문가들의 멘토링을 받고 있다. (사진=KB금융그룹)
핀테크 스타트업이 KB이노베이션허브에서 전문가들의 멘토링을 받고 있다. 사진은 기사내용과 직간접적인 관련이 없음. (사진=KB금융그룹)

[서울파이낸스 박시형 기자] 장기적인 저금리 기조가 끝나고 본격적인 금리 상승기에 접어들면서 중소기업의 연체율도 상승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은행들은 기업대출 자산 성장률 목표치를 낮춰잡고, 중소기업에 대한 옥석을 가리는 등 리스크 관리 강화 태세에 돌입할 방침이다.

2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은행의 기업대출 연체율은 지난해 12월말 0.47%를 기록한 이후 올해 3월 0.56%, 6월 0.73%, 9월 0.79% 등으로 집계돼 완만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연체율은 일반적으로 상각 등을 통해 연체채권을 대량으로 정리하는 3개월마다 일시적으로 낮아진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연체채권 정리 규모에 비해 잔액이 늘어나는 속도가 더 빨라 저점이 조금씩 높아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 기준금리 인상 이후에도 큰 변화가 없던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마저 올해 6월 이후 상승 반전한 것으로 추측된다.

국내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지난해 12월과 올해 6월 0.48%를 기록하는 등 최저치를 기록했으나 9월에는 0.56%를 기록했고, 10월에도 0.64%로 전월에 비해 0.08%p 상승했다.

은행별로 보더라도 KB국민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지난해 말 0.22%에서 11월말 0.36%로 0.14%p 늘었고, 신한은행은 같은기간 0.32%에서 0.51%로 0.19%p 상승했다.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도 각각 연말대비 0.02%p, 0.15%p 상승했다.

연체율이 늘어난다는 것은 중소기업에 유동성 위기가 높아지고 있다는 의미다.

지난해 말 기준금리 인상 전 저금리 기조가 이어질 때는 대출 받아 사업을 벌여도 이자 부담이 낮아 연체율이 계속 하락했다.

그런데 지난해와 올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과 미국발 시장금리 상승이 겹치면서 저금리 때 늘린 대출과 그에 따른 이자 비용이 늘면서 현금 유동성이 나빠졌다. 여기에다 경기불황이 길어지면서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아버린 것도 유동성 악화의 원인이 됐다.

이자 상환에 부담을 느낀 한계중소기업부터 연체율이 조금씩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중소기업은 유동성이 악화되면 기업 경영 상황도 빠르게 악화된다는 것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중소기업은 유동성이 나빠지면 채권회수 등이 이뤄지면서 경영상황이 급격하게 나빠지는 특징이 있다"며 "은행권의 연체율이 상승한다는 것은 중소기업들이 보이는 것에 비해 더 큰 어려움에 처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걸 의미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금융감독원의 '2018년 정기 신용위험평가' 결과를 보면 평가대상 중소기업 2321개사 중 180개사(7.76%)가 부실징후기업인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174개사)보다 6개사가 늘었으며 비율(7.65%)도 0.11%p 상승했다.

올해는 특히 C등급은 전년에 비해 13개사 감소했지만 D등급은 19개사 늘어 위험이 더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자 은행권은 기업대출에 대한 리스크 관리 강화에 나서기로 했다.

우선 주요 시중은행의 내년 대출자산 성장률 목표치가 6% 수준으로 결정됐다. 올해 중소기업대출 증가수준인 6.7%(지난해 말 631조8000억원→11월말 673조9000억원)에 비하면 소폭 축소됐다.

한국금융연구원도도 '2019 경제 및 금융전망 세미나'에서 기업대출 영업기회 축소와 리스크 확대 등의 영향으로 내년 은행권의 기업대출이 4.74% 늘어나는데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정부가 중소기업에 대한 자금지원 확대 기조를 보이고 있어 무턱대고 줄이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금융당국은 2020년부터 은행 예대율 산정시 가계대출 가중치는 최대 15%늘리고 기업대출의 가중치를 15% 낮추는 새로운 예대율 규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은행은 예대율을 100% 이하로 관리해야 하는데 새로운 규제를 따르게 되면 올해 상반기 97.8% 예대율이 99.1%로 뛰어오르게 된다. 규제 내에서 비율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예금을 더 확보하고 중소기업 대출 비중을 더 늘릴수밖에 없다.

결국 우량 중소기업을 가려내 대출하는 '옥석가리기' 작업이 심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중소기업대출을 축소할 수는 없기에 기술금융이나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 등을 통해 우량한 중소·벤처기업 위주로 대출이 이뤄질 것"이라며 "내년도 대출 목표치를 낮게잡은 것도 리스크 관리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이 높아졌다고 해도 지난해에 비해 다소 높아졌을 뿐 아직 낮은 수준에서 관리되고 있다"며 "금리 인상도 예상보다 천천히 이뤄지는 만큼 대규모 부실 등의 사태는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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