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정부의 9.13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지 3개월 만에 그동안 내려올 줄 모르던 대구 아파트 실거래가의 상승이 꺾이며 하락세로 전환됐다. 금리 인상, 경제성장률 둔화, 가계부채 부담 등 국내 경기 악화로 침체기에 들어선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경제만랩이 27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를 분석한 결과, 대구 아파트값이 2개월 만에 2000만~9000만원까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 지하철 3호선 황금역 역세권에 위치한 '트럼프월드수성' 전용면적 125㎡는 올해 1월 7억7000만원에서 10월 9억9500만원까지 상승했다가 이달 9억원에 거래돼 하락세로 전환했다.
'범어쌍용예가' 전용 99㎡도 올 초 7억6800만원 수준에서 10월 9억까지 상승했다 이달 8억5700만원으로 떨어졌고 '수성월드메르디앙' 전용 84㎡도 4억6500만원에서 4억9000만원까지 올랐다 12월 4억6900만원에 거래돼 지난 1월 가격으로 돌아갔다.
이 같은 하락세는 장기화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3년간 대구 아파트 착공물량은 평균 8475가구였지만 올해 10월까지 1만7312가구의 아파트가 착공에 들어갔고 준공 2~3년 뒤에는 입주물량이 증가해 집값을 하락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 11월 전국 부동산 매수우위지수는 39.8로 2013년 8월 이후 최하 수준을 보였다.
매수우위지수는 매수세와 매도세가 균형을 이루는 100을 기준선으로 두고 100을 넘으면 매수세가 더 강하고, 반대의 경우 매도세가 강한 것을 나타낸다. 즉, 집값 하락을 우려해 집을 매입하려는 사람은 줄고 집을 처분하려는 사람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오대열 경제만랩 리서치팀장은 "올해 급등세를 이어온 대구 부동산 시장은 단기간 상승한 부담감과 세금중과, 금리인상, 착공물량 증가 등의 악재를 피하긴 어려울 것 같다"면서 "입지가 다소 떨어진 아파트 위주로 하락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