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서지연 기자] 신용길 생명보험협회장이 보험설계사 판매수수료 선(先)지급 관행 개선을 강조했다. 이어 "중요한 건 속도보다 방향"이라며 시기가 늦어져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신 회장은 31일 신년사를 통해 "판매수수료 선지급 관행 개선은 소비자 신뢰회복의 출발점"이라며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하나로 모으는데 시간이 걸릴 수 있지만, 올바른 방향이기에 어렵더라도 가야한다"고 밝혔다.
보험설계사 수수료 분급 추진은 신 회장이 생보협회 취임 이후 줄 곧 주장해온 사안이다. 보험설계사가 단기간에 수수료를 많이 받는 것이 아니라 장기간에 걸쳐 수수료를 받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판매수수료가 영업의 목적이 될 때 불완전판매와 승환계약이 늘고, 영업현장의 기본 질서가 무너질 수 있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다만 설계사 수수료 지급 시스템을 바꾸려면 금융당국과 보험사들의 협조가 필수다. 이에 대해 신 회장은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풀이된다.
신 회장은 또 IFRS 17과 K-ICS의 안정적 도입에 노력을 쏟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다행히도 지난해 두 제도의 도입시기가 2021년에서 2022년으로 한 해 연기됐다"면서도 "도입된다는 사실 자체는 변함이 없고 여전히 생보업계에 큰 도전이 될 것임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개별 회사는 준비기간이 늘어난 만큼 새로운 결산시스템 구축에 더욱 세심한 노력을 쏟아야 한다"며 "유럽 보험업계와 긴밀한 협력을 통해 IFRS 17 관련 주요 이슈에 대한 국제적인 공감대를 더욱 넓혀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회장은 이어 보험사도 핀테크 업체를 자회사로 소유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생명보험 시장은 가구당 가입률이 86%에 달해 상품과 서비스 등 공급부문의 혁신 없이는 새로운 수요를 만들어내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인슈테크(InsureTech)를 통한 혁신적 상품·서비스 공급은 보험산업의 성장을 이끌 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생보사들은 이미 지난해 건강증진형 보험상품을 출시했지만, 현행법과 충돌 가능성으로 제한된 서비스만 제공하는 실정이다.
신 회장은 "보험사의 헬스케어서비스 활성화를 위해 비의료행위에 대한 구분을 명확히 하고, 빅데이터의 활용도를 높이는 법적·제도적 보완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