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5대 광역시 대장으로 불리는 부산 수영구 집값이 정부의 부동산 규제와 분양·입주물량 급등으로 연일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대구 수성구에게 1위 자리도 위협받고 있다.
30일 경제만랩이 KB부동산의 주택가격현황을 분석한 결과, 2017년 1월 부산 수영구 3.3㎡당 아파트 가격은 1549만원에서 지난해 12월 1577만원으로 2년간 1.80% 상승률을 보였다. 같은 기간 대구 수성구는 1327만원에서 1525만원으로 14.91%나 상승하면서 부산 해운대구를 제치고 수영구까지 바싹 쫓고 있다.
일각에서는 대구 수성구와 부산 수영구의 아파트 가격 역전 가능성까지 점치고 있다. 실제 수성구 대장 아파트로 불리는 두산위브더제니스의 경우 신(新)고가를 써내려 가며 훈풍이 불고 있지만, 부산 수영구 아파트들은 보합세를 이어가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수성구 두산위브더제니스의 전용면적 129㎡는 지난해 1월 11억7000만원(8층)에 실거래됐지만 올해 1월에는 13억6000만원(9층)에 거래돼 1년새 1억9000만원 상승한 데 반해 부산수영구 부산더샵센텀포레 전용 84㎡는 지난해 1월 5억6700만원(14층)에 거래됐지만 올해 1월에는 5억7000만원(6층)에 거래가 이뤄지면서 사실상 보합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분양시장도 두 지역간 온도차이를 보였다. 대구는 신규 아파트 수요가 높아 분양 단지마다 인기를 끌고 있지만 부산은 8·2 부동산 대책으로 조정대상지역에 지정돼 수요가 대거 빠져나가 아파트 청약경쟁률에도 큰 영향을 줬다. 실제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대구 1순위 아파트 청약경쟁률은 44.76대 1을 기록했지만, 부산은 8.3대 1로 집계됐다.
오대열 경제만랩 리서치팀장은 "대구 수성구는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됐지만 부산 수영구와 달리 조정대상지역은 아니기 때문에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제도를 적용받지 않는다"며 "대구 수요와 타 지역의 투자 수요까지 더해져 수성구의 부동산 상승세는 앞으로도 계속돼 곧 5대 광역시 아파트 가격 1위 자리에 앉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