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서울에서 2년만에 1순위 청약 미달 아파트가 등장했다. 비싼 분양가, 다주택자를 겨냥한 대출규제가 실수요자들마저 옥죄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30일 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에 따르면 전날 'e편한세상 광진 그랜드파크' 진행된 1순위 청약에서 전용면적 84㎡는 1순위 마감을 완료했지만 전용 115㎡에서는 △115A㎡ 88건(103가구 모집) △115B㎡ 32건(65가구 모집) △115C㎡ 12건(27가구 모집) △115D㎡ 13건(54가구 모집) 등 4가지 전 주택형이 모두 청약 미달이라는 결과표를 받았다. 지난 2017년 9월 서울 동대문구 '장인 태영 데시앙' 전용 119㎡가 미달된 이후 처음이다.
전문가들은 저조한 청약결과의 원인으로 지나치게 비싼 분양가와 중도금대출,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제한돼 '현금조달'에 어려움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분양가가 너무 높이 책정된 때문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분양보증 승인 조건으로 인근 아파트 분양가의 110%를 넘지 않도록 책정해왔다. 하지만 광진구에서는 지난 1년간 분양 아파트가 없어 'e편한세상 광진 그랜드파크'는 주변 시세 수준을 고려해 3.3㎡당 3370만원으로 책정됐다.
하지만 인근 전용 84㎡의 아파트가격이 5~6억원대 형성된 것에 비해 전용 84㎡는 9억9000만~12억4000만원에 달했고 전용 115㎡는 13억1200만~12억5000만원 수준으로 시세가 형성돼 분양가가 지나치게 비싼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김성환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주변 지역들보다 지나치게 비싼 분양가가 원인"이라면서 "가장 작은 평형수조차 9억원을 초과해 중도금대출을 지원받을 수가 없게 됐고 주택담보대출비율(LTV) 또한 제한되는 등의 이유로 1순위 미달이라는 결과로 이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실수요자 중심으로 청약시장이 개편됐지만 정부의 다주택자를 겨냥한 대출규제로 인해 대부분의 자금줄이 막히고, 실수요자들마저도 청약시장에 뛰어들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는 등 시장의 경직성이 강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사업을 주관하는 MDM 측은 "서울의 1순위 청약 자격조건은 꽤나 높은 편이지만 실수요자들의 문의가 많아 2순위 대기수요로 충분히 조기 완판이 가능해 보인다"고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