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서울시가 향후 10년간 약 7조원을 투입해 강북횡단선 등 서울 도시철도 10개 노선을 확충한다. 서울 목동과 청량리를 횡단하는 지하 경전철 건설이 추진되고, 지하철 4호선 당고개∼남태령 구간에는 급행열차가 추가될 전망이다.
서울시는 이러한 내용을 담은 '제2차 서울시 도시철도망구축계획(안)' 용역 결과를 20일 발표했다. 지역균형발전과 철도교통 소외지역 해소가 목표다.
계획안에는 2028년까지 △경전철 6개 노선 신설 및 보완 △경전철 2개 노선 연장 △지하철 노선 2개 개량 등 총 10개 노선 계획이 포함됐다. 연장 구간은 71.05㎞, 총 사업비는 7조2302억원에 이른다.
기존 기본계획 노선 중 추진이 지연된 면목·목동·난곡·우이신설연장선 등 4개노선과 서부선, 그리고 새로 계획한 강북횡단선이 깔린다. 강북횡단선은 완·급행 열차 운행이 가능한 25.72㎞, 19개 역의 장거리 노선으로 '강북의 9호선' 기능을 수행한다.
동쪽으로는 청량리역에서 1호선·GTX-C·면목선·경의중앙선과 이어지고, 서쪽으로는 5호선과 연결된다. 3호선·6호선·우이신설선·서부선·9호선과도 환승이 가능하다. 서울시는 강북횡단선이 북한산 국립공원 자연보존지구와 자연환경지구를 통과하지 않도록 했다. 대신 세검정로, 정릉로 하부 등에 대심도 터널을 만들어 노선이 통과하도록 할 계획이다.
면목선은 기존 신내∼청량리 노선을 그대로 유지하되 청량리역에서 강북횡단선과 환승하도록 했다. 목동선은 화곡지역 주민 의견을 반영해 기존 지상 구간으로 계획한 서부트럭터미널∼강월초교 구간을 지하화한다.
서부선은 기존 새절∼서울대입구역 구간에 대피선을 2개 추가해 완·급행 열차 운행이 가능하도록 보완했다.
이밖에 시는 개량 대상인 지하철 4호선 급행화와 5호선 지선간 직결화를 추진한다. 4호선은 당고개∼남태령 구간을 급행화하기로 했다. 5호선은 공사 중인 하남선 운행을 고려해 둔촌동∼길동∼굽은다리역을 직선으로 연결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강북횡단선을 포함한 신설 경전철 노선 5개, 4호선 급행화, 5호선 직결화는 재정사업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나머지 신림선, 서부선, 동북선, 위례신사선은 기존대로 민자사업으로 추진한다.
총 사업비 7조2302억원 중 시비는 3조9436억원이며, 국비로 2조3900억원, 민간사업비로 8966억원으로 조달한다. 가장 규모가 큰 강북횡단선의 경우 필요하면 시민 펀드 등 별도 재원을 마련해 '시민 공유형 재정사업'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2차 도시철도망 계획이 실현되면 철도통행시간은 평균 15%, 지하철 혼잡도는 30% 감소하고, 철도 이용이 가능한 시민은 약 40만명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10분 내 철도서비스 가능지역은 현재 63%에서 75%로 확대되며, 철도역 접근이 어려웠던 행정동도 기존 170개에서 104개(40.1%→24.5%)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대중교통 분담률은 현재의 66%에서 75%까지 올라 대기오염이 약 15% 줄 것으로 분석했다.
시는 국토부 협의, 시의회 의견 정취, 주민 공청회 등을 거쳐 4월 중 국토부에 승인 요청을 할 예정이다.
박원순 시장은 "이번 계획은 경제 논리에 치우쳐져 있던 철도공급 기준을 교통 복지 측면에서 대폭 개선했다"며 "1000만 시민의 이동권 보장을 위해 교통 소외지역에 과감하게 재정을 투입하는 것이 공공의 역할이다. 중앙정부와 긴밀한 협의를 통해 계획한 사업이 조속히 추진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