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금융권 '슈퍼 주총데이'가 돌아왔다.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조용한 분위기가 예상된다. 신한·KEB하나은행장 등 주요 계열사의 최고경영자(CEO)가 이번 주총을 통해 확정되고 사외이사 구성원이 소폭 교체되는 선에서 마무리될 전망이다.
일부 금융사의 사외이사로 관료 '모피아'(재무부 출신)와 법률가·교수 등 전문가 기용 정도가 눈에 띄는 정도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오는 22일 하나금융지주를 시작으로 27일 △신한지주 △KB금융지주 △IBK기업은행 △우리은행 등 순으로 주총이 개최된다.
첫 테이프는 하나금융이 끊는다. 하나금융은 22일 서울 명동사옥에서 제14기 정기주주총회를 연다. 재무제표 승인 및 사외이사 보수 한도와 선임 등의 안건이 올라왔다. 3월 임기가 만료되는 윤성복 전 삼정KPMG 부회장과 차은영 이화여대 경제학 교수, 박원구 서울대 특임교수,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가 사외이사로 재선임되며 KEB하나은행 사외이사를 맡고 있던 이정원 전 신한은행 부행장이 새롭게 합류할 예정이다. 이로써 사외이사 수는 기존 7명에서 8명으로 늘어난다.
3연임을 포기한 함영주 하나은행장의 하나금융 부회장 자리는 유지된다. 지성규 하나은행장 내정자와 장경훈 하나카드 사장 내정자 등 9개 자회사 CEO 후보 선임은 21일 각 계열사 주총에서 확정된다.
오는 27일 주총을 여는 신한지주의 사외이사는 현행 10명에서 11명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신한지주는 이윤재 전 대통령 재정경제비서관, 변양호 VIG파트너스 고문, 성재호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허용학 홍콩 퍼스트브리지 스트래터지(First Bridge Strategy Ltd) 대표 등 4명을 신규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김화남 제주여자학원 이사장과 최경록 일본 CYS 대표이사의 임기가 아직 남아 있는 가운데 이달 임기 만료를 앞둔 박철 전 한국은행 부총재, 이만우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 히라카와 유키 프리메르코리아 대표, 필립 에이브릴 BNP파리바증권 일본 대표, 박안순 일본 대성그룹 회장 등 5명은 재선임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신한지주는 신한은행장으로 낙점된 진옥동 내정자를 기타 비상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도 의결한다.
KB금융지주의 신임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회 위원으로는 김경호 홍익대 교수가 추천됐다. 기존 사외이사인 유석렬 전 삼성카드 사장과 스튜어트 솔로몬(Stuart B. Solomon) 전 메트라이프 생명보험 회장, 박재하 아시아개발은행연구소 부소장 등 3인은 재추천됐다.
지난해 주총에서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던 근로자추천이사제(노동이사제) 도입은 힘이 빠진 상태다 KB금융 노조가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던 백승헌 변호사에 대해 이해상중 문제로 주주제안을 자진 철회했기 때문이다.
노동이사제 도입 불씨는 남아 있지만 이 마저도 언제 꺼질 지 모르는 상황이다. 27일 을지로 IBK파이낸스타워에서 정기주총을 여는 기업은행은 이사 선임 안을 안건으로 올리지 않았다. 다만 최근 신충식 전 농협금융지주 초대회장과 김세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를 새로운 사외이사로 추천한 것으로 알려져 추천 권한이 없는 노조 추천을 사실상 거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양호한 실적에 힘입어 배당 규모는 늘어날 전망이다. 주요 4대 금융지주는 올해 역대 최대 규모인 2조5208억원의 배당을 실시하기로 했다.
앞서 신한지주는 이사회를 열고 2018 회계연도에 대한 그룹의 보통주 배당안을 전년보다 150원 증가한 1600원으로 결의했다. 배당안이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확정될 경우 보통주 배당성향은 약 24%, 배당 시가 수익률은 약 4% 수준이 된다.
KB금융은 주당 1920원의 배당을 결정했다. 배당성향은 24.8% 수준이다. 하나금융의 2018년 배당금은 총 1900원이다. 배당성향은 25.4%다. 우리금융지주는 주당 650원의 결산배당을 실시한다. 배당성향은 전년의 26.7%에서 21.5%로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