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 인수, 2022년 이후 좋은 가격 좋은 매물 틀림없이 있을 것"
신한금융과 경쟁 구도 "아직 쏘지 않은 화살 한 발 남았다" 비유
[서울파이낸스 박시형 기자]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이 최근 1년간의 주가 하락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기업설명회 등을 통해 시장에 KB금융의 펀더멘털을 설명하는 등 노력을 하면 틀림없이 본래의 모습에 맞는 주가로 가리라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윤 회장은 이날 KB국민은행 본점에서 진행된 제11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의 질문에 대해 이 같이 답했다.
그는 "1년새 35% 하락, 어떻게 보면 폭락한 것"이라며 "상당히 불편하시리라 생각한다.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KB금융의 주가는 1년전인 지난해 3월 30일 최고 6만1900원을 기록했으나 이날은 장중 한 때 4만1400원을 기록해 33.12%나 하락했다.
윤 회장은 주가 하락 배경에 대해 △한국 경제의 하강국면과 미-중 무역 분쟁에 대한 여파 △금융업 전반에 이뤄지는 규제에 대한 우려 △KB금융과 KB국민은행의 예대율 규제를 꼽았다.
특히 금융당국이 기업대출에 가중치를 더 부여하고, 가계대출에 대해서는 규제를 강화하는 내용의 예대율 규제 도입을 앞두고 있어 활성고객이 가장 많은 국민은행이 타격도 가장 크게 입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윤 회장은 "지난 10년간 개인대출 비중을 많이 줄이고 기업금융을 적극적으로 늘려왔다"며 "금융정책에 순응해서 KB국민은행에 불이익이 없도록 금융당국에 지속적으로 설명하고 있고, 세부적인 사항에 대해서도 여러 자료를 제출하고 있기 때문에 합리적인 수준에서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종규 회장은 이 자리에서 비즈니스 포트폴리오 구성 보완 등 주가 회복을 위한 향후 방안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주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경영 펀더멘털이 강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올해 목표를 세우면 거기에 따라 주당순이익(EPS)이 결정되고, 시장 가격이 형성되는 게 일반적"이라며 "수요 측면에서 일시적인 불균형이 있을 때 이를 해소하기 위해 IR을 진행하는 등 노력을 그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포트폴리오 구성에 대해서는 "시장에 안도감을 못드리는 건 은행을 빼고는 1등이 없는 만큼 보완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며 "똑똑한 아우 삼형제인 증권, 손해보험, 카드 등 3개 계열사가 본연의 경쟁력을 강화해 1위에 근접한 2위를 확보하도록 해 리딩금융그룹의 위상을 확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생명보험 인수와 관련해 "2022년부터 IFRS17이 적용되면 자본이 부족한 곳이나 자본확충이 필요한 곳이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높다"며 "좋은 물건을 좋은 가격에 인수할 수 있는 기회가 틀림없이 있을 거라 믿고 있다"고 강조했다.
경쟁사인 신한금융과의 경쟁구도를 두고는 '아직 쏘지 않은 화살'로 비유하며 다시 1위로 올라설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신한금융이 지난해 생명보험사와 부동산신탁사를 인수하면서 현재 경쟁 우위를 차지하게 됐지만 가지고 있던 화살을 모두 쏴버린 반면, KB금융은 비슷한 점수를 보이는 가운데 아직 화살이 한 발 남은 상황이라는 것이다.
윤 회장은 "무작정 M&A를 통해 확장하는 게 아니라 과연 이 결정이 주주들에게 도움이 되는지 고민하고 있다"며 "확실하게 우위를 굳힐 수 있는 한 발을 준비해 믿음을 드려야 되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KB금융은 경기 하락기에 대손충당금·위험관리에 있어서 가끔 취약점을 보이지만 신한금융은 위기관리를 잘하고 있다"며 "KB금융도 충분히 잘 준비하고 있어 시간이 지나면 실적으로 보여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질문이었던 전자투표제도에 대해서는 "아직 도입을 검토하지 않고 있으며, 전체 상황을 봐가며 도입을 검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주주총회 기념품에 대해서는 "관련 법령상 규제가 있어서 드리지 못한다"며 "선물보다는 주가로 보답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주주총회 입장이 금고에 들어가는 듯 직원들이 지켜보고 있고, 시간도 9시 이전에는 입장을 제한하는 등 주주를 위한다기 보다 회사를 위한 행동같다는 지적에 대해 "주주라면서 주주총회를 의도적으로 방해하려는 분들이 있어 대응이 나오는 부분이 있었다"며 "특히 금고에 들어오는 느낌이 들지 않고 편안하게 들어올 수 있는 분위기 만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