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이호정 기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가 17일 개최한 'KT 아현지사 화재' 청문회에서 여야는 소관부처 수장인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의 불출석을 두고 설전을 벌였다.
이날 증인으로는 황창규 KT 회장, 오성목 KT 네트워크부문장(사장)이 출석했다.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문재인 대통령의 해외 순방을 이유로 지난 12일 과방위에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대신 이번 청문회에는 민원기 과기정통부 2차관이 대리 참석했다.
이에 자유한국당은 강력하게 반발하며 청문회 연기를 요청했다. 한국당 의원들의 불참으로 홀로 청문회장에 입장한 김성태 한국당 간사는 "가장 중요한 증인인 유 장관이 기습 출장으로 청문회를 회피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정부 여당이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기획한 청문회를 이대로 진행할 수 없다는 게 한국당의 입장"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김 의원은 "노웅래 과방위원장과 더불어민주당 간사는 불출석에 관한 유감 표명을 하라"며 "유 장관이 참석할 수 있도록 날짜를 다시 정해 청문회를 개최하자"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간사인 김성수 의원은 "KT 청문회는 어떤 의미에선 황 창규 회장의 청문회이지 유 장관의 출석 여부는 부수적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유 장관은 교체 대상 장관이었고 그간 여야 간사 간에도 유 장관이 교체될 경우엔 화재 참사에 대해서 책임지고 다뤄 온 민 차관의 (대리) 출석을 잠정 합의했다"며 "화재가 난 것이 11월인데 다섯 달이 지난 오늘에서야 청문회를 여는 것 자체가 대단히 민망스러운 일"이라고 반박했다.
바른미래당 간사인 신용현 의원은 "상임위에서 의결한 대로 청문회를 그대로 개최하되, 유 장관이 들어오면 따질 부분을 따지자"며 중재에 나섰다.
결국 청문회는 개회 30분 만에 정회했다가 한국당 위원들이 일단 유 장관 없이 청문회를 진행하기로 결정하면서 10분 만에 재개됐다. 다만 시작 후에도 유 장관의 청문회 불출석과 관련해 여야의 대치는 계속 이어졌다.
이에 노웅래 과방위원장은 "이 상황 자체가 찌질하게 보일 수 있다"고 지적했고, 한국당 의원들은 "의사진행 발언을 하는 것이 찌질한 것이냐"고 반발해 분위기가 다시 얼어붙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