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KT를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면서 KT의 케이뱅크 지분 확대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앞서 케이뱅크는 400억원 규모 전환우선주 발행과 신규주주 영입을 통한 자본 확충 방안을 내놨지만 이 마저도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부 대출을 중단한 케이뱅크가 정상화되려면 5000억원 수준의 자금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져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금융권 안팎에서는 앞으로 케이뱅크가 안정적인 영업을 이어갈 수 있을지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일부에서는 대규모 부실 우려까지 제기된다. 케이뱅크 고객들의 불안감이 쉽게 수그러들지 않는 이유다. 인터넷 커뮤니티와 게시판 등에서는 "케이뱅크에 맡긴 돈을 빼야 하는 것 아니냐", "기존에 받은 대출금리가 갑자기 올라가는 건 아닌가"하는 댓글이 빗발치고 있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대규모 부실 사태 위험은 없고 예금자보호법에 따라 예금은 보호된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석연치 않은 대목이 적지 않다. 케이뱅크의 예금을 맡긴 고객들이 가장 걱정하고 있는 사안을 문답형식으로 풀어봤다.
◆케이뱅크에 맡긴 내 돈, 괜찮을까? = 고객들의 가장 큰 걱정은 예·적금 통장이 언제 깡통으로 변할지 모른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케이뱅크 측은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한다. 만에 하나 은행이 문을 닫아도 고객들은 예금자보호법에 따라 예·적금의 원금과 이자를 합해 1인당 5000만원까지 돌려받을 수 있다.
설사 케이뱅크에 맡긴 돈이 5000만원을 넘더라도 걱정할 필요는 없다는 설명이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금융위원회가 1금융권인 은행 영업을 케이뱅크에 허용한 것 자체가 정부의 보증을 받은 것과 마찬가지"라며 "역사적으로도 국제통화기금(IMF) 위기 당시 여러 은행이 통폐합 됐지만 고객들의 예금은 온전히 보호됐다"고 했다.
◆내 대출 이자, 갑자기 오르지 않을까? = 현재 케이뱅크는 대출상품 6개 가운데 3개(직장인K 신용대출·직장인K 마이너스통장·비상금 마이너스통장)를 판매 중단한 상태다. 케이뱅크 측은 일부 서비스를 개선하기 위해서라고 주장하지만 금융권은 자본금 부족으로 대출 영업 속도조절에 들어간 것으로 보고 있다.
고객들 사이에서는 “케이뱅크가 수익 보존을 위해 기존 대출금리를 확 올릴 수 있지 않느냐”는 말이 나온다. 이에 대해 케이뱅크 측은 "기존 대출의 금리를 임의로 조정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고 단언한다. 대출금리는 고객이 대출을 받을 당시의 계약한 금리로 가져가는 것이 원칙이기 때문이다.
◆신규고객 예·적금 금리 어떻게 = 다만 신규고객의 경우 더 낮은 예·적금 금리와 더 높은 대출금리를 적용받을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 케이뱅크는 지난 20일 자정부터 12개월 만기 기준 은행권 최고 수준이었던 '코드K 정기예금'의 금리를 0.3%p 내려 2.1%로 책정했다. '주거래우대 정기예금'의 금리도 0.1%p 내려 2.1%로 맞췄다. 금리하향은 고금리 예금을 줄여 예대마진을 높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앞서 예금을 들었던 고객들은 계약 당시 고금리를 적용받지만 새로운 고객들은 하향조정된 이율에 만족해야 한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출범이후 최고 금리수준을 유지해 왔으나 지난해 말부터 다른 은행들도 예·적금 금리를 인하해 오고 있어 시장 적응 차원에서 금리를 내린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소폭 금리인하가 이뤄졌지만 다른 은행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