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톡톡] 왜, 하나은행 간판은 그대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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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 곳곳에는 옛 하나은행 간판이 그대로 남아있다. (사진=김희정기자)
서울 시내 곳곳에는 옛 하나은행 간판이 그대로 남아있다. (사진=김희정기자)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KEB하나은행이 옛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인사·급여·복지제도를 통합한 지 100일이 훌쩍 지났지만, 시내 곳곳 KEB하나은행 점포에서는 아직도 옛 하나은행 간판을 적지 않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화학적 결합을 이뤘다고 자평했던 KEB하나은행은 앞으로도 '한 지붕 두 간판' 생활을 계속한다는 입장인데, 왜 일까요.

KEB하나은행 관계자는 "간판을 전면 교체하는 비용 부담이 만만치 않다"고 토로합니다. 옛 외환은행 점포 간판은 피인수된 만큼 새롭게 바꿀 필요성이 컸지만 옛 하나은행 점포의 경우 고객들이 혼동하는 사례도 미미한데 멀쩡한 간판을 굳이 바꿀 필요가 있냐는 겁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 초 두 은행 통합으로 든 비용만 802억원으로 알려졌습니다. 노사 합의에 따라 매년 두 차례 준정년 특별퇴직을 정례화 한 가운데, 두 은행의 복지제도는 더 유리한 쪽으로 합의됐고 급여체계는 업계 최고 수준이었던 옛 외환은행으로 맞춰져 앞으로 막대한 비용이 들어갈 전망입니다. 당장 한 푼이 아쉬운 상황에 간판 교체비용이라도 아껴야한다는 얘기죠.

KEB하나은행의 주장도 일리는 있습니다. 하지만 개운치 않은 구석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과거 옛 국민은행과 옛 주택은행이 KB국민은행으로 이름을 바꾸며 간판을 전부 교체했을 때는 '비용이 문제가 안됐을까'하는 의구심 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KB국민은행이 그런 결정을 내린 이유는 값으로 따질 수 없는 유무형의 가치를 알아봤기 때문일 겁니다.

KEB하나은행이 하나은행으로 다시 복귀하기 위해 시간을 버는 것 아니냐는 뒷말이 꾸준히 나오는 것도 간판을 바꾸는 일이 단순한 겉치레 문제가 아니라는 방증입니다. 한 해 4500억원이 넘는 당기순이익을 내는 금융사가 그만한 비용을 감당할 만한 여력이 없다는 것도 쉽게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KEB하나은행의 '통 큰' 결단을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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