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분양한파'속 사무실 구하기 '전쟁'?
주택 '분양한파'속 사무실 구하기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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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상복합 등 '쏠림현상' 후유증...사무실용 건물 '바닥'
공실률 2% '급락'...외국자본, '사재기로 꿩먹고 알먹고'  

[서울파이낸스 이광호 기자]<lkhhtl@seoulfn.com>미분양 아파트는 쌓여 가는데, 다른 한편에선 사무실을 구하지 못해 난리다. 최근 수년간의 잘못된 부동산 정책이 낳은 또 다른 구조적인 문제다. 사무실용 건물이 모자라 '사무실 전쟁'이라는 말과 함께, 세계에서 가장 사무실 구하기가 힘들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최근 몇 년간 아파트시장이 호황을 보이면서, 건축의 무게중심이 주상복합아파트를 짓는 쪽으로 옮겨가서 생긴 일종의 '사무실 공동화 현상'이다. 사무용 빌딩이 그 만큼 줄어든 것. 전체 건물(주택 포함)은 남아 도는데 사무실만 부족하다는 점에서, 실업률은 높은데 중소기업은 자금난에 시달리는 꼴이나 진배없다.

6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몇 년간 마포와 용산 등 사무실수요가 많은 곳에 주상복합아파트 빌딩과 주거용 오피스텔이 주로 들어서면서, 사무용 빌딩 공급량은 지난 2000년의 절반도 안 되는 수준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사무실 구하기가 힘들어진 이유다. 실레로, 서울 테헤란로에 짓고 있는 20층짜리 사무실용 빌딩. 결코, 작지 않은 규모이지만, 12월 완공예정인데도 벌써 임대계약이 모두 끝났다고 한다. 다른 곳의 다른 건물들도 마찬가지다.

사정은 예상보다 훨씬 심각하다. 불과 몇년 전까지만해도 건물주가 임대를 놓기위해 갖은 노력을 해야했으나, 요즘은 건물주들이 임차인을 골라 받는 상황이다. 심지어, 임차를 하려는 회사가 어떤 회사인지를 알아 보기위해  재무제표를 요구하는 건물주도 있다고 한다. 공급이 달리다 보니 '배짱장사'가 생겨나는 것은 어쩌면 자연스런 시장논리. 

부동산 업계가 집계한 10월 현재 서울의 사무실 공실률은 2% 수준으로 급락했다
이는, 뉴욕의 절반도 안되며, 세계최저 수준이다. 공실률이 2%에 불과하다는 것은 사실상 빈 사무실이 없다는 거나 마찬가지라는 얘기다. 들고 날 때 잠깐만 비는 것 말고는 빈 사무실이 사실상 없다는 뜻이다. 경기가 좋아서 생긴 사무실 부족이라면 그나마 다행인데, 경기가 여전히 침체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이유는 단 하나 공급부족이다. 여기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집값은 어느 정도 잡혔지만 서울시내 대형빌딩의 경우 매매가는 1년 새 50% 가까이 뛰었다. 정부가 부동산 정책의 초점을 집값안정에 두고 총력전을 벌이는 사이, 그 이면에서는 이같은 부작용이 벌어지고 있었던 것이다. 사무용 빌딩이 부족하고, 가격이 뛰면 임대료가 오르는 것은 당연지사.
 
외국자본들이 이런 호기를 놓칠리가 없다. 외국자본들이 배를 채우는 상황이 곳곳에서 연출되고 있다. 외국자본들의 단기 차익을 노린, 투기적 국내 빌딩 매입이 부쩍 늘고 있는 것.

서울시내 빌딩 중 건평기준으로 서너 번째에 해당하는 명물중 하나인 서울역 앞 대우센터빌딩이 그 한 예다. 외국자본인 모건스탠리가 지난 7월 예상가보다 1천억원 이상 비싼 9천6백억원에 매입했다. 외국계 사모펀드인 론스타가 강남소재 스타타워로 큰 재미를 봤듯이, 이 또한 엄청난 매각 차익을 누릴 것은 불보듯 뻔하다.

뿐만이 아니다. 여의도 대우증권빌딩과 동양증권 빌딩은 도이치뱅크가 이미 접수했고, 상암동 팬택빌딩은 ING그룹 등이 눈독을 들이고 있다. 계약만 이뤄지지 않았을 뿐 매각은 시간문제라고 한다.

당장은 사무공간이 부족하기 때문에 임대수입이 보장되고, 시간이 흐르다 보면 시세차익까지도 기대할 수 있는, '돈의 힘'을 활용한  땅짚고 헤엄치기식 장사다. 임대료 수입과 시세차익을 동시에 챙기는 꿩먹고 알먹고인 셈이다.
 
이광호 기자 <빠르고 깊이 있는 금융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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