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나민수 기자] 30년 전 지은 아파트가 최근 완공된 아파트보다 난방에너지를 40% 이상 더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기준 주거용 건물(단독·다중·다가구·아파트·연립·다세대) 에너지 사용량은 총 1935만9000TOE(석유환산톤)로 집계됐다고 29일 밝혔다.
시도별로는 경기(27%), 서울(22%)이 전국 에너지 사용량의 약 절반을 차지했다. 이 지역의 건물 연면적 비중(43%)을 고려할 때, 전국 평균보다 에너지 사용량이 많은 셈이다.
주택 형태별로는 아파트(59%)의 에너지 사용량이 단독주택(15%), 다가구주택(14%)을 크게 웃돌았지만, 아파트의 연면적 비중(64%)보다는 에너지 비중이 작았다. 이런 현상은 옆 가구와 붙어있는 아파트의 구조적 특성, 높은 지역난방 비율 등의 영향이라는 게 국토부의 설명이다.
에너지원 중에서는 도시가스(54%) 사용량이 전체 에너지의 절반을 넘었고, 전기(37%)와 지역난방(9%)이 뒤를 이었다.
30년 전 사용 승인(1985∼1987년)된 아파트와 최근(2015∼2017년) 사용 승인된 아파트의 단위면적당 난방 사용량을 비교하면, 최신 아파트(2.82 1/1000×TOE/㎡)가 30년 전 아파트(4.97 1/1000×TOE/㎡)보다 43%나 적었다. 같은 조건의 단독주택끼리 비교해도 낡은 주택(6.98 1/1000×TOE/㎡)이 난방에너지를 31% 더 사용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국토부 관계자는 "정부가 지속해서 추진한 단열기준 강화 등에 따라 난방 사용량이 줄어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2001년 도입된 건축물 에너지효율등급 인증제도도 에너지 절감에 효과가 있었다. 2001년 이후 인증받은 아파트(2.97 1/1000×TOE/㎡)는 미인증 아파트(3.83 1/1000×TOE/㎡)보다 난방에너지 사용량이 22% 적었다.
인증제 도입 전후 아파트를 비교해도, 도입에 앞서 지어진 아파트(4.01 1/1000×TOE/㎡)의 사용량이 도입 후(2.97 1/1000×TOE/㎡)와 비교해 26% 많았다. 주거용 건물의 단위면적당 전기 사용량도 1980년 이후 사용 승인된 주택에서 이전 주택보다 줄었다. 이번 조사에서 단위면적당 냉방 사용량(0.6 1/1000×TOE/㎡)은 전체 냉난방 사용량(6.8 1/1000×TOE/㎡)의 약 9%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토부의 주거용 건물에너지 사용량 통계는 한국감정원이 운영하는 녹색 건축 포털(그린투게더) 내 건물에너지 통계서비스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