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가속···전문인력 확보 '사활'
은행권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가속···전문인력 확보 '사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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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은행들, IT전문인력 채용 방식 다변화
"디지털 경쟁력 확보위해 운영방식 점검 필요"
(왼쪽부터) KB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KEB하나은행 등 4대 시중은행 (사진=각사)
(왼쪽부터) KB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KEB하나은행 등 4대 시중은행 (사진=각사)

[서울파이낸스 박시형 기자]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는 가운데 은행권의 디지털 인재 확보 전쟁도 갈수록 격화하고 있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들은 최근 모바일뱅킹서비스를 개편하고, 각종 비대면 금융서비스를 출시하는 등 디지털 부문의 서비스를 늘려가고 있다.

이 가운데 서비스 개발에 필요한 인력에 대한 확보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은행권에서 확보한 IT 인재 규모가 절대적으로 모자라기 때문이다.

지난 2017년 기준 국내 금융사의 경우 IT인력 비중은 4.0%수준에 그쳤다. 카카오·케이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이 35.6%인 것과 비교하면 매우 낮은 수준이다.

이는 은행권의 보수적인 조직문화가 IT업종의 자유로운 분위기와 전혀 일치되지 않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글로벌 리서치 기업인 유니버섬(Universum)에 따르면 미국 IT 전공자가 취업하고 싶은 회사는 대부분 대형 IT기업으로 20위권 내에 금융회사는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그나마 국내의 경우 은행권이 좋은 일자리로 분류되기 때문에 IT 전공자들도 지원을 많이 했으나 지원하는 분야는 결국 전공을 살리지 못한 채 일반 행원으로 입사하기 일쑤였다.

국내 은행들과 같은 문제를 겪고 있는 글로벌 은행들은 채용방식을 다변화하는 방법으로 이를 해결하려 하고 있다.

특히 IT 전문가 한 사람을 개별적으로 채용하는 걸 넘어 팀·조직 단위의 채용, 필요 스킬에 특화된 채용 전형 등도 이뤄지고 있다.

DBS는 소프트웨어 개발자 채용 전형을 'Hack2Hire'라는 48시간 해커톤 방식으로 구성해 직무 전문성을 기준으로 우수한 인재를 채용했다.

미즈호 파이낸셜 그룹은 '미즈호답지 않은 사람을 만나고 싶다'를 채용 슬로건으로 채택하고 STEM전공(과학·기술·엔지니어링·수학), 해외학위자 등 다양한 배경의 지원자를 선발하기로 했다.

기존 은행 직원을 재교육해 디지털 인재로 전환하는 방법도 쓰고 있다.

싱가포르 OCBC은행은 디지털 비즈니스모델·데이터와 기술·고객중심사고·새로운 리스크·마케팅과 커뮤니케이션·일하는 방식의 변화·디지털시대의 리더십 등 7가지 전문영역을 정의하고 전 직원을 대상으로 디지털 전환교육을 실시한다.

국내 은행들도 최근 IT전문 인력 채용을 확대하고 외부 디지털 전문가를 채용하는 등 관련 분야에 대한 인재 확보에 나섰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 하반기 IT·신기술·디지털 분야의 경력 직원을 전년의 4배 규모로 채용했다.

우리은행은 작년 하반기 공채에서 IT·인공·자연계열 관련 전공자면서 관련업종에서 6개월 이상 근무한 경험자 또는 관련 전공 석사 이상 학위 보유자를 뽑았다.

기업은행은 이공·자연계열 관련 전공자 또는 IT 근무 정규직 경험자로 응시 자격을 한정했다.

신한은행과 KEB하나은행도 채용 방식에서 IT인력의 육성을 예고했다.

진옥동 신한은행장은 "은행이 디지털 기업으로 가려면 채용 방식을 바꿔야 된다"며 "과거에는 상경계 출신을 뽑아서 IT 인력으로 양성했지만 이제는 IT 인력을 뱅커로 육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수연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원은 "조직 차원의 디지털 경쟁력 확보를 위해 현재의 인사제도와 운영 방식의 유효성을 점검하고, 디지털 인재와 기존 인력들이 함께 역량을 발휘하고 지속 성장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을 위한 근본적인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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