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박지수 기자] 서울 영등포 민자역사 임대 사업권 입찰에서 롯데가 신세계를 눌렀다. 롯데쇼핑은 연매출 5000억원짜리 '영등포점' 수성에 성공했다.
올초 인천터미널점을 롯데에 넘긴 후 영등포역점을 빼앗으려던 신세계는 이번에도 고배를 마셨다. 단독입찰한 서울역사의 상업시설은 한화에게 돌아갔다.
28일 한국철도시설공단에 따르면, 영등포역 상업시설 신규사업자 선정 입찰에서 롯데쇼핑은 251억5000만원을 써내 최종 낙찰자로 선정됐다. 철도공단이 제시한 연간 최저 임대료(216억7300만원을)와 비교하면 35억원(116%)가량 많은 금액이다. 신세계는 이보다 낮은 220억~240억원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영등포역사에서 현재 30년 넘게 영업을 이어오고 있는 롯데는 내년 1월부터 5년간 역사 운영권을 갖고, 추가로 5년 연장 가능하다. 현재 임대기간은 10년(5+5년)이지만 국유재산 임대기간을 연장하는 '국유재산특례제한법'이 개정되면 20년(10+10년)으로 늘어날 수도 있다. 이 법 개정안은 현재 국회 계류중이다. 국유재산특례법 개정안이 12월 말까지 통과되지 않으면 영등포 역사의 임대기간은 기존처럼 10년에 그친다.
영등포점을 거의 30년간 운영해온 롯데가 최종 낙찰자로 결정되면서 인근 상권도 큰 부침없이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당장 영등포점에서 일하는 약 3000명이 일자리를 지킬 수 있게 됐다. 영등포점에선 롯데쇼핑 소속 200명과 협력사 직원 2800명가량이 일하고 있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지난 30년간 운영해온 영등포점 사업자로 재선정된 것에 대해 기쁘게 생각한다"며 "역사 운영 노하우와 상품기획 경쟁력을 바탕으로 영등포 지역사회에 다방면으로 이바지하는 백화점으로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이달 초 시작된 입찰전에는 롯데역사, 신세계, 에이케이에스앤디(애경그룹 AK플라자 법인명) 등 3곳이 참여했고, 모두 강한 인수 의지를 보였다. 영등포 강서상권은 서울의 3대 핵심 상권 중 하나로 꼽힌다. 롯데는 1987년부터 30년간 영등포역 점용 계약을 통해 1991년부터 백화점을 운영해 왔다. 이 곳은 1호선 영등포역과 연결돼 있고, 영업면적이 1만2100평에 달한다. 유동인구가 많아 연 평균 5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는 알짜 점포다. 전국 백화점 중 매출이 5000억원 이상인 곳은 15여곳에 불과하다.
신세계는 영등포점이 있긴 하지만 규모가 작은 데다 올해 연매출 1조원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되는 인천터미널점을 롯데에 빼앗기는 과정에서 법정 소송까지 진행하면서 이번에 영등포역점을 빼앗아 오겠다는 포부였다. 신세계 쪽 관계자는 "향후 신세계백화점 영등포점의 단계적인 개보수(리뉴얼)를 통해 상권 최고의 백화점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지속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서울역사 내 상업시설 운영권은 현재 운영자이자 단독입찰자인 한화역사에 돌아갔다. 한화역사는 77억5100만원에 운영권을 낙찰받았다. 현재 임차 운영 중인 롯데마트의 계약 기간은 올해 말까지다. 롯데는 최종 낙찰자로 선정된 한화역사와 롯데마트 운영을 위해 협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