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박조아 기자] "유가증권(코스피) 시장의 투자자 보호를 위한 퇴출제도의 개선을 적극 추진하겠습니다."
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9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은 내용을 포함한 하반기 주요 추진 사업을 설명했다.
우선 그 동안 코스닥시장 퇴출제도 개선 작업에 이어 코스피시장에서도 투자자 보호 강화를 위해 상장폐지제도 개선을 추진할 계획이다.
정 이사장은 "현재의 매출액·시가총액 기준이 기업규모 대비 지나치게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어 이를 현실에 맞게 조정해 퇴출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겠다"며 "또 부실징후가 있는 기업은 적시에 포착해 신속하게 퇴출 여부를 심사할 수 있도록 실질심사 검토 대상을 확대하겠다"고 설명했다.
거래소는 지난 2009년 2월 실질심사 도입 이후 10년간의 운영현황을 분석하고, 이를 토대로 실질심사 제도 및 운영 방식을 개편할 계획이다. 현행 실질심사의 경우 개선기간이 최대 4년으로 지나치게 길어 부실기업이 장기간 시장에 방치되는 등 운영방식 관련 문제점에 대한 개선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다.
이은태 유가증권시장 본부장은 "퇴출심사 때 변칙적으로 퇴출을 회피할 구멍이 많아 이를 막을 방안을 검토중"이라며 "실질심사제도의 경우 지금 현재 특별하게 새로운 유형이라기보다 형식적 요건에 대해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무조건 자동 퇴출이 아니라, 여러 이해 관계자들이 많은 만큼, 실질심사를 통해 신중히 검토하겠다는 것"이라며 "현재 검토 중인 사안이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말해줄 수 없다"고 덧붙였다.
거래소는 또 시호가가격단위(tick size) 및 대량매매제도를 시장환경 변화에 맞게 개선하는 등 투자자의 거래비용을 줄이고 거래편의를 제고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유럽의 경우 가격대와 유동성을 동시에 고려해 호가가격 단위를 정하고, 일본은 유동성이 높은 주요지수 편입 종목에 대해서 보다 작은 호가가격 단위를 적용한다.
거래소는 현행 호가가격 단위하에서의 호가분포 상황에 대한 실증 분석 이후 이러한 해외 사례를 참고해 호가가격 단위 조정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또 대량매매 편의 향상을 위해 대량매매플랫폼(K-Blox)의 거래조건 입력 방법 및 경쟁대량매매의 가격결정 방식 개선 등도 검토한다.
정 이사장은 "장기간 큰 틀의 변화 없이 운영해오던 호가가격 단위와 대량매매제도를 시장환경 변화에 맞게 개선해 투자자의 거래비용을 줄이고 거래편의성을 제고하겠다"며 "또 대량매매 제도와 관련해 가격결정 방식과 거래조건 설정 방법 등 투자자들의 거래편의를 높일 수 있는 방안들도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거래소는 또 새로운 유형의 상장지수펀드(ETF)도 업계 협의를 거쳐 하반기에 도입할 예정이다.
우선 기존의 패시브(Passive) 상품 중심의 ETF 이외에, 지수 추종을 하지 않고 보다 자유롭게 투자할 수 있는 주식형 액티브(Acitve) ETF를 상장 추진한다. 지난 2017년부터 채권형 액티브 ETF는 7개 종목이 상장돼 있지만 주식형의 경우 이번이 처음이다.
또 기존의 해외 리츠 기반 ETF 이외에 국내에 상장 리츠를 편입하는 국내 리츠 ETF, 자산 전체를 외국의 특정 1개 ETF에 투자하는 1:1 방식의 재간접 ETF 상장도 추진된다. 기존에 10개 이상의 해외 ETF에 분산투자하는 재간접 ETF는 상장돼 있지만 1:1 방식은 이번이 처음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1:1 방식의 경우, 투자자가 원하는 해외 특정 ETF에 직접투자하는 것과 유사한 투자효과가 있어, 기존의 분산투자형 ETF에 비해 해외 직구 수요를 국내로 유입시키는 효과가 더 클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거래소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지원 기능 강화 △혁신기업의 자금조달 지원 강화 △파생상품시장 발전방안 세부과제 이행 △중화권에 대한 파생상품시장 마케팅 강화 △신종 불공정거래 대응 강화 등을 하반기 주요 추진사업으로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