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보다 한 발 먼저···한은, 기준금리 0.25%P 전격 인하
미국보다 한 발 먼저···한은, 기준금리 0.25%P 전격 인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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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분쟁 장기화에 한일 관계 악재
8개월 만에 금리유턴···성장률 더 낮출 듯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8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8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0.25%p 깜짝 인하했다. 미중 무역분쟁이 촉발한 경기부진에 일본 수출규제까지 겹겹이 쌓인 불확실성에서 한 발짝 먼저 나서는 게 옳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신흥국 통화정책의 바로미터인 미국의 금리 움직임을 확인해야 한은도 움직일 수 있을 것으로 봤던 시장에서는 충격이 상당할 것으로 분석된다. 잠시 후 나올 수정경제전망에서 올해 경제성장률이 얼마나 하향조정될 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18일 한은 금통위는 올 해 다섯 번째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기존 대비 0.25%p 인하한 1.50%로 발표했다. 기준금리는 지난해 11월 0.25%p 상향조정된 이후 8개월 만에 한 발짝 아래로 걸음을 옮겼다. 2003년 카드 사태, 2015년 메르스 사태를 제외하고는 한은이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보다 선제적으로 움직였던 경우는 없었던 만큼, 이날 금리인하는 전혀 예상밖이었다. 

최근 금융투자협회 조사에 따르면 금투협이 지난 3∼8일 104개 기관의 채권 관련 종사자 200명을 상대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0%가 이달 한은이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답했다. 금투협 측은 "글로벌 무역 긴장과 국내 경기 부진이 금리 인하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한미 기준금리 역전으로 인한 외국인 투자자금 이탈 우려로 7월 기준금리는 동결될 것으로 전망됐다"고 설명했다. 

완전고용으로 여겨진 고용지표에 글로벌 금융시장은 미 금리인하 가능성을 낮췄지만 미국 중앙은행(연준)의 인하 방침은 명확했던 것도 내달 금리인하를 점쳤던 근거였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16일(현지시간) "많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들이 완화적인 통화정책의 근거가 더욱 강해졌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탄탄한 고용시장, 목표치 2% 부근의 물가상승(인플레이션)과 함께 경기 확장세가 유지되도록 적절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한은이 선제적으로 금리를 옮기면서 오는 30~31일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하하기 전까지 한미 금리차는 기존 0.75%p에서 1%p로 벌어지게 됐다.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는 연 2.25~2.50%다. 

미중 무역분쟁에 더해 일본이 수출규제로 사실상 무역전쟁을 선포한 것이 한은이 금리인하를 앞당긴 배경으로 분석된다. 먼저 화해 무드로 돌아서는 가 했던 미중 무역협상은 진척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지난달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 추가 관세 부과를 중단하고 무역협상을 재개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지난 9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므누신 장관이 중국 측인 류허 부총리와 중산 상무부장과 첫 전화통화를 했지만 추후 일정을 잡지 못하며 지지부진한 대치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으로 악화되고 있는 있는 국내 경제지표도 한은의 시선을 아래로 낮추는 데 일조했다. 이미 국내외 경제연구소들은 국내 경제성장률을 줄줄이 낮추고 있다.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1.8%)와 노무라증권(1.7%), ING그룹(1.5%)은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1%대 수준으로 보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10일 수출 금액(잠정치)은 136억달러(15조9960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 줄었다.

우리나라의 대들보인 반도체를 겨냥한 일본 수출규제는 불확실성을 더 극대화 시키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일본은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판결과 관련해 제3국 중재위원회 구성하고 이날까지 우리 정부에 답변을 요구했다. 청와대가 사실상 불수용 방침을 천명한 가운데 일본은 한국 측 답변이 없는 경우 화이트리스트(무역우대국)에서 한국을 제외하는 등 추가 조치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한은은 이날 올해 수정경제전망을 발표한다. 지난 4월 전망치는 연 2.5%였다. 이달 초 정부는 '2019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기존(2.6~2.7%)보다 0.2%p 내린 2.4~2.5%로 전망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한은 안팎에서는 정부와 보폭을 맞추기 위해 0.2%p 인하를 유력하게 보고 있다. 다만 이날 금리인하가 한은이 그만큼 우리 경제상황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방증인 만큼, 경제성장률을 더 하향조정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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