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 자체 증권사 설립 인가 '임박'···서비스 고객 확대
[서울파인낸스 김호성 기자] 핀테크의 핵심 사업으로 증권업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핀테크 사업을 추진하는 기업들의 입장에서는 한층 더 차별화된 금융상품을 내놓아야 하고, 증권사 입장에서는 기존보다 혁신적인 플랫폼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두 업종간 협력과 겸업이 확산되는 양상이다.
25일 ICT 업계 및 증권가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는 네이버의 핀테크서비스사업 신설법인에 5000억원 규모를 투자키로 했다.
네이버페이 사업을 분할해 만드는 신설법인은 ‘네이버파이낸셜 주식회사(가칭)’로 전자지급결제대행업, 선불전자지급수단 발행·관리업, 결제대금예치업 및 부수사업 등 결제사업을 할 예정이다.
미래에셋대우의 이번 투자 목적은 신성장 동력 마련, 새로운 투자기회 확보, 네이버와의 전략적 제휴 강화인 것으로 전해진다. 미래에셋그룹은 금융결제를 신성장 동력으로 선정하고 그간 이 사업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여 왔다. 지난해 6월 간편결제를 포함하는 전자지급결제대행업(PG업)을 국내 증권사 중 최초로 등록하기도 했다.
미래에셋대우는 중국 텐센트와의 제휴를 통해 한국을 방문하는 중국인을 대상으로 간편결제를 하는 서비스도 추진중이다. 결제 플랫폼은 텐센트의 '위챗페이'다. 이번 네이버파이낸셜에 대한 투자 역시 결제 사업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중장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미래에셋그룹 오너인 박현주 회장이 그간 혁신기업 투자를 강조해 왔다는 점에서 이와 같은 투자와 협업을 통한 차별화된 서비스 발굴은 앞으로 한층 더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파이낸셜, 텐센트와의 협업을 통해 체크카드, CMA(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와 연계한 결제 서비스도 조만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네이버가 투자 및 제휴 전략을 선택한 반면 카카오는 인수를 통한 증권업 진출에 한층 속도를 내고 있다.
카카오의 핀테크 자회사 카카오페이는 이미 지난해 10월 바로투자증권 주식 인수를 단행해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했고, 금융위원회의 대주주적격성 심사를 받고 있다. 투자업계는 올 10월경 인수 허가가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위 인수 허가가 나온 이후 카카오페이는 카카오톡 내에서 투자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적극 출시할 계획이다.
특히 사회초년생, 대학생 등 자산규모가 작은 층들을 대상으로 소액상품 투자를 적극 발굴할 것으로 보인다. 이른바 '잔돈 금융'이라고 불리우는 금융투자상품들이지만, 그간 투자에 적극적이지 않았던 새로운 층들을 서비스 대상으로 확대한다는 점에서 혁신성이 높다는 평가다.
전자금융업인 간편송금 서비스 '토스'를 운영중인 비바리퍼블리카 역시 증권업 예비인가를 신청해 금융위 증권선물거래위원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인가가 나오면 투자중개업에 나설 계획이다. 투자중개업은 투자자들의 동의를 받아 주식 및 채권 등 금융투자 상품을 매매하는 업무다.
투자중개업 인가를 통해 비바리퍼블리카는 비대면으로 주식 거래를 할 수 있는 모바일 증권사를 설립할 계획도 세웠다. 당초 예상보다 심사기간이 한달 정도 길어지면서 8월 21일 열릴 증선위에서 의결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3개월 또는 1개월 안에 본인가 결정을 기대할 수 있어, 하반기에는 그간 구상해 온 상품의 구체적인 윤곽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증권업계는 이와 같은 ICT기업들의 증권업 진출이 초대형 IB를 비롯한 기존 대형증권사들이 이뤄낸 규모의 경제에 맞서 차별화된 수익모델로 성공할지 관심을 높이고 있다.
카카오페이가 인수 후속절차를 밟고 있는 바로투자증권의 자본금은 560억원, 비바리퍼블리카의 투자중개업체는 자본금이 250억원에 불과한 이른바 '저자본 증권사'에 속한다. 초대형 IB인 미래에셋대우,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삼성증권 뿐 아니라 이에 가세하려는 신한금융투자, 메리츠종금증권, 하나금융투자 등과 비교해도 규모면에서는 상대가 되지 않는다.
이에 따라 카카오페이와 토스의 경우 차별화된 서비스 발굴에 주력하면서도 네이버페이와 마찬가지로 대형 증권사와의 제휴를 더욱 강화하는 행보를 밟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