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윤은식 기자] 우리나라 수출이 8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미·중 무역 장기화와 일본 수출 규제의 대외여건 악화와 반도체 업황부진, 국제유가 회복 지연에 따른 석유화학·석유제품 부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산업통상자원부는 7월 수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0% 감소한 461억4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1일 밝혔다. 수입은 같은 기간 2.7% 감소한 437억 달러를 기록했다. 무역수지는 24억4000만달러로 90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7월 수출입 동향 주요 특징을 살펴보면 미·중 무역 분쟁 장기화·일본 수출규제 등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 확대에도 올해 최대 감소를 했던 6월(-13.7%) 수출보다 개선됐다. 그러나 2개월 연속 10%대 감소폭을 보였다.
월별로 보면 올해 1월 6.2% 감소한 이후 2월 11.3%로 두 자릿수로 감소폭을 보였다가 이후 3월부터 5월까지(3월 8.4%, 4월 2.1%, 5월 9.7%) 한 자릿수 줄었으나 6월부터 다시 감소폭이 10%대로 늘었다.
단가하락으로 반도체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1% 줄었고 석유화학·석유제품도 같은 기간 각각 12.4%, 10.5% 줄며 수출이 부진했다. 그러나 반도체와 석유화학, 석유제품은 수출 감소에도 물량은 증가세를 유지했다.
반면 자동차(21.6%), 차 부품(1.9%), 가전(2.2%) 등 주력품목과 바이오헬스(10.1%), 화장품(0.5%), 농수산식품(8.7%) 등 이른바 신(新) 수출동력품목 호조세가 지속했다. 특히 자동차 수출은 지난 2017년 5월 이후 최초로 4개월 연속 증가했다. 차 부품은 6개월 만에 감소에서 증가로 전환했고 가전은 9개월 만에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중국과 미국이 각각 16.3%, 0.7%로 줄었으나 EU(0.3%) 등 주력시장과 아세안(0.5%), 독립국가연합(CIS)(14.5%) 등 신남방·신북방 시장 수출이 증가했다.
대일본 수출은 지난달 1일 일본의 수출규제 발표에도 7월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올해 상반기 대일 수출이 감소세(-6.0%)를 보이지만 7월 수출은 석유화학과 반도체, 차 부품 등 부진으로 소폭 감소(-3.0%)했다.
지난달 1일부터 25일까지 대일 수출 증감률은 석유제품과 철강, 일반 기계가 각각 9.8%, 6.0%, 19.2% 늘었으나 석유화학과 반도체는 각각 32.6%, 11.6% 줄었다.
대(對)일 수입은 우리나라의 대세계 수출 하락세로 부품과 소재, 장비 수입이 감소세를 보이며 7월 수입은 9.4%로 감소했다.
산업부는 수출 총력지원 체계를 가동해 하반기 수출이 회복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현재의 수출부진 상황에 대해 엄중한 위기의식을 갖고 하반기에도 수출 총력지원 체계를 지속 가동, 수출 활력이 조기에 회복될 수 있도록 노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일본의 우리나라 화이트리스트 제외 조치에 대해 성 장관은 "일본이 화이트리스트 배제 조치를 취할 경우 그간 준비해 온 대응 시나리오에 따라 우리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최소화할 수 있도록 민관의 역량을 총동원해서 철저히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에 대하여 WTO 제소와 함께 양자・다자 차원에서의 통상대응을 강력하게 전개하겠다"며 "우리 기업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조기 물량 확보, 대체 수입처 발굴, 핵심 부품・소재・장비 기술개발 등을 위해 세제・연구개발(R&D) 자금・무역보험 등 범부처 가용수단을 총력 지원하겠다"고 설명했다.
성 장관은 특히 "우리 소재·부품·장비 산업의 근본적인 경쟁력 강화를 위해 소재부품 특별법 개편 등 제도적인 틀도 정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