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박시형 김희정 기자] 일본 정부가 '화이트리스트(수출절차 간소화 국가)'에서 우리나라를 제외하는 조치를 단행한 가운데 시중은행들은 피해 현황을 파악하며 국내 기업들에 금융지원을 강화하는 방안을 속속 내놓고 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들은 일본 수출규제 관련 산업 동향을 모니터링 하고 이와 관련이 있는 기업을 대상으로 지원 방안을 확정하거나 검토하고 있다.
신한은행의 경우 지난 31일 신한 소재·부품 전문기업 성장지원 대출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소재·부품전문기업'에 대해 연 0.5%p, 우대금리를 제공하며 '일본 수출규제 등에 따른 피해기업'의 경우 연 0.3%p, 기술혁신 중소기업인 '이노비즈 인증기업'의 경우 연 0.2%p 추가 우대금리를 제공해 최대 연 1.0%까지 금리를 우대한다.
우리은행은 일본 수출규제 피해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유동성을 지원하는 경영안정 특별지원을 하고 있다. 매출감소를 고려해 신규자금을 지원하고, 만기가 도래한 여신은 상환을 연장해주는 방식이다. 피해현황을 감안한 금리우대와 수수료 감면 혜택도 제공하기로 했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피해예상 산업 협력사 대상 상생대출 지원도 시행하고 있다는 게 우리은행 측 설명이다.
KEB하나은행 역시 유동성자금 지원에 주력하고 있다. 아울러 한일 갈등 격화로 일본계 자금의 국내 이탈 우려도 제기되고 있는 만큼, 일본은행 거래기업 대환대출 자금지원까지 계획하고 있다. 아울러 KEB하나은행은 수출규제 관련 대체품목 생산 가능 기업에 대한 시설자금과 글로벌 소재·부품 기업 대상 M&A(인수·합병) 지원 등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KB국민은행은 소재부품 전문 기업 등 규제 관련 영향도가 있는 기업을 대상으로 상품 출시 및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피해기업 여부를 떠나 관련 산업의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도 정부 차원에서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일본이 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배제하려는 움직임에 대해 전 정부 차원에서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며 "지난 7월 초부터 매주 금융감독원, 민간 전문가 등과 함꼐 일본계 자금 동향 등 일본의 금융 보복 가능성과 그 영향에 대해 점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한국에 들어와 있는 일본계 자금 규모는 최대 52조9000억원으로 추산된다. 5월 말 기준 미즈호·MUFG·미쓰이스미토모·야마구치은행 등 국내에 들어온 일본 은행 국내 지점 4곳의 총여신은 24조7000억원 수준이다. 일본 투자자가 보유한 국내 주식은 13조원, 국제투자대조표 기타투자 중 일본 투자액은 13조6000억원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