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日 화이트리스트 제외에 대책 마련 '고심'
재계, 日 화이트리스트 제외에 대책 마련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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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전반에 미칠 파장 촉각···"리스크 최소화 총력 다할 것"
일본 정부가 각의(국무회의)에서 전략물자 수출 간소화 대상인 백색국가 명단(화이트 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하는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결정한 2일 오전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세코 히로시게 경제산업상의 브리핑 화면을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일본 정부가 각의(국무회의)에서 전략물자 수출 간소화 대상인 백색국가 명단(화이트 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하는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결정한 2일 오전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세코 히로시게 경제산업상의 브리핑 화면을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오세정 기자] 일본 정부가 끝내 한국을 전략품목 수출 우대 국가목록인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면서 재계는 빨간불이 켜졌다.

특히 국내 주요 산업군 1100여 개 품목의 일본산 수입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는 만큼 재계는 위기감 속에 대응책 마련을 위해 고심하고 있다. 

2일 일본 정부는 오전 각료회의를 열고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는 내용의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 처리를 강행했다. 이는 지난달 1일 일본이 반도체 소재 관련 수출규제를 단행한지 1달 만에 2차 경제 보복 조치다. 이번 조치는 공포 절차를 거쳐 오는 28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관련 조치가 시행이 되면 한국은 미국과 영국 등 27개국이 포함된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된다. 이로써 향후 한국에 1100여개 전략물자를 수출하는 일본 기업들은 경제산업성의 사전 허가를 받아야만 한다.

일본에서 들여오는 핵심소재·부품 대부분이 개별 허가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 생길 가능성도 있다. 일본의 이번 초치는 국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정보통신기술(ICT) 업계는 물론 공작기계, 전기차 배터리, 자동차 부품업계 등 국내 전 산업군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재계는 물밑에서 일본발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는 출구 전략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 해법과 대응 전략 마련에 앞서 향후 업계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과 파급효과 등을 파악하고 나섰다.

한 재계 관계자는 "이번 조치에 따라 식품 등 몇 개 산업을 제외한 대부분의 주요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며 "이 같은 어떤 소재나 품목들이 해당하는지조차 제대로 파악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일본과 사업 연관성이 큰 기업들은 비상경영체제를 가동하면서 사태의 추이를 면밀히 살필 계획이다. 수입 루트가 완전히 막히지 않은 만큼 일본 정부와 파트너사들의 움직임도 예의주시하는 것이다.

기업들은 또 시장 환경에 따른 생산라인의 탄력적 운영 등 경영 효율 극대화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관측된다. 일본 소재나 부품 등에 대한 대체재를 찾으려는 노력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달 일본 경제보복의 1차 표적이 된 반도체 업계는 기존 수출규제 3개 품목에 대한 소재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규제 조치 후 일주일 만에 일본을 찾아 사태수습에 나섰고, SK하이닉스에서는 이석희 사장과 김동섭 대외총괄사장이 잇따라 현지를 찾았다. 또 각 사업부와 구매부서 임직원들은 중국과 대만, 러시아 등을 찾아 대체자원 확보에 애를 썼다.

다른 재계 관계자는 "품목이 1100개라고 하는 데 거의 모든 소재, 부품이 '해당된다'고 생각하고 가능성을 열어둔 채 준비를 해나가고 있다"라며 "해당 품목에 대해 하나하나 협력사를 통해 확인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정부 대응과 일본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정부에 협조할 부분에 대해선 협조해 나갈 것"이라며 "협력사와의 관계도 계속해서 유지해 나가면서 대체재를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국내 재계에서 일본통으로 손꼽히는 경제단체인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이날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제외 소식이 들리자 즉각 입장문를 내고 "깊은 아쉬움을 표한다"며 "한국 경제계는 양국 간의 협력적 경제관계가 심각하게 훼손될 수 있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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