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시장의 안정, 특히 외환시장의 안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일본의 수출규제에 더해 미중 무역분쟁 심화로 불확실성이 한층 높아지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외환당국의 시장 개입 가능성을 강하게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한은은 6일 이 총재가 금융·외환시장상황을 점검하고 "시중 유동성을 여유롭게 관리하는 한편 정부와 긴밀히 협력해 대응해 나갈 것"을 당부하며 이 같이 말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콜금리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지급준비금시장의 자금을 여유롭게 관리하면서 필요시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 등을 통해 유동성을 지원하겠다는 게 한은 측 설명이다.
이는 지난 5일 중국 위안화가 달러 대비 큰 폭 절하된 뒤 이어진 미국의 환율조작국 지정 등으로 국·내외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크게 확대된 데 따른 것이다.
전날 원·달러 환율은 위안화 환율이 달러당 7위안을 넘는 '포치(破七)' 영향으로 직전 거래일 보다 17.3원 급등해 달러당 1215.3원에 마감했다. 이는 종가기준으로 2016년 3월 9일(1216.20원) 이후 3년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날 환율은 전장보다 4.7원 오른 1220.0원에 개장했지만 오후 2시22분 기준 전일 대비 2.25원 하락한 1213.05원을 나타내며 1210원선으로 내려 앉았다.
다만 유가증권시장의 경우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2000선에 이어 이날 1900선까지 붕괴했다. 전날 코스닥시장에선 투매심리를 진정시키기 위한 '사이드카'가 발동했지만 지수 600선이 허무하게 무너졌다.
앞서 방기선 기획재정부 차관보는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연 관계기관 합동점검반 회의를 열고 "정부는 엄중한 상황인식을 갖고 관계기관과 함께 시장 동향을 예의주시할 것"이라며 "과도한 시장 불안은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경제의 대외 건전성이 크게 개선됐고 경제 기초체력에 대한 대외 신뢰가 여전한 만큼 관련 상황을 차분하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시장 변동성이 과도하게 확대되면 이미 준비된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에 따라 상황별 시장 안정 조치를 신속하고 과감하게 취할 것"이라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