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한국은행이 향후 통화정책 완화기조를 유지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국내경제의 성장세가 완만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수요 측면에서의 물가상승압력이 낮은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되서다.
한은은 8일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번 보고서는 올해 4월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 후부터 7월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 시까지의 기간을 대상으로 작성됐다. 앞서 한은은 2018년 11월 이후 연 1.75%로 유지해 오던 기준금리를 지난 7월에 0.25%p 인하해 연 1.50%로 운용하고 있다.
5월 회의에서는 △성장흐름에 큰 영향을 미칠 미중 무역분쟁, 반도체 경기 등 대외 여건의 전개 상황을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는 점 △물가상승률이 낮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으나 점차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점 △가계부채를 포함한 금융안정 상황에 계속 유의할 필요가 있는 점 등을 고려해 기준금리를 1.75%로 유지했다.
다만 7월 회의에서는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세계교역 둔화, 반도체경기 회복 지연 등으로 성장세와 물가 상승압력이 당초 예상보다 약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경기회복을 뒷받침할 필요성이 커졌다고 판단하여 기준금리를 1.50%로 인하했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앞으로 통화신용정책은 성장세 회복이 이어지고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 승률이 목표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금융안정에 유의해 운영할 계획이다. 국내경제의 성장세가 완만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수요 측면에서의 물가상승압력이 낮은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되므로 통화정책의 완화 기조를 유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앞서 한은은 올해 1분기 역성장(-0.4%)에 이어 2분기 반등 효과도 기대에 못 미치면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2%로 수정했다. 이는 기존 전망치(2.5%) 보다 0.3%p 낮춘 것이다. 잠재성장률 역시 당초보다 낮은 2.5∼2.6%라고 발표했다.
아울러 이 과정에서 불확실한 대외 여건의 전개 상황, 주요국 통화정책 변화, 국내외 금융시장 및 금융안정 상황 등을 주의깊게 살펴볼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히 보고서는 최근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로 일본과 통상마찰 우려가 증대된 점을 주의깊에 설명했다.
보고서는 "일본 수출규제의 경우 일본 및 글로벌 IT 기업에 미칠 부정적 영향 등을 고려할 때 장기간 지속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있는 반면, 수출규제가 경제 외적인 요인을 배경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장기화되거나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도 존재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현재로서는 이와 같은 대외 리스크 요인의 전개방향을 예단하기가 어려워 미중 간 무역협상, 일본의 수출규제 등 대외 여건의 전개 상황과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계속 면밀히 점검해야 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