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윤은식 기자] 일본언론이 최근 삼성전자가 반도체 핵심소재를 벨기에로부터 수입했다고 한국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지만, 사실과 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보도 출처로 인용된 한국 전문가가 이 보도를 강력히 부인했기 때문이다.
문제의 기사는 '닛케이 아시안 리뷰'가 인터넷판에 올린 '삼성, 일본 정부 수출 통제 맞서 벨기에서 핵심 칩 공급원 확보'(Samsung secures key chip supply in Belgium as Tokyo curbs exports) 제하 기사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 닛케이 아시안 리뷰는 지난 10일 박재근 한양대학교 융합전자공학부 교수의 말을 인용해 삼성전자가 벨기에로부터 포토레지스트 대체 조달 루트를 확보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이 매체의 '삼성전자 반도체 핵심소재 벨기에 수입설'은 오보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진다.
박 교수는 "닛케이와 직접 통화를 하지 않았고 학회장으로서가 아니라 전직 삼성 간부로서 영문 이름도 틀리면서 인터뷰를 한 것처럼 한 것으로 나와 있다"면서 "인터뷰를 하지 않았고 정정 보도를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포토레지스트는 최첨단 칩 제조 공정에서 실리콘 웨이퍼에 회로 패턴을 저장하는 데 사용되는 소재다. 일본 정부는 지난달 4일 이 소재를 포함해 에칭 가스(불화수소),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등 3개 품목의 한국 수출 절차를 강화한 바 있다.
닛케이 아시안 리뷰는 박 교수의 말을 인용해 삼성이 벨기에 기업으로부터 반도체 제조에 필수 소재인 포토레지스트를 조달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또 박 교수가 기업의 이름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애널리스트는 이 기업이 '극자외선(EUV) 레지스트'일 것으로 추정했다.
또 삼성전자가 최첨단 칩 제조 공정에서 실리콘 웨이퍼에 회로 패턴을 저장하는 데 사용하는 이 화학물질을 6~10개월 단위 물량으로 구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UV 레지스트'는 일본 JSR과 벨기에 연구센터 IMEC가 지난 2016년 설립한 합작법인이다. 최대 주주는 JSR의 벨기에 자회사인 JSR마이크로다.
박 교수는 "영업비밀에 해당하는 내용을 안다 해도 외부에 알리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업계 사정을 잘 아는 자신이 그런 말을 절대로 할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반도체 소재 수입선 다변화를 위해 노력 중"이라면서 "구체적인 내용에 관해서는 확인해 주기 어렵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