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클릭] "컨소시엄 안 돼"···한남3구역 현장설명회 '동상이몽'
[현장클릭] "컨소시엄 안 돼"···한남3구역 현장설명회 '동상이몽'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현대·대림·GS·대우·SK, 입찰 의향···조합원 "컨소시엄 불가" vs 건설사 "둘 다 고려"
2일 서울 용산구 한남3구역 재개발 조합 사무실에서 시공사 선정을 위한 현장설명회가 개최됐다. (사진=이진희 기자)
2일 서울 용산구 한남3구역 재개발 조합 사무실에서 시공사 선정을 위한 현장설명회가 개최됐다. (사진=이진희 기자)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역대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서울 용산구 한남3구역 재개발 사업이 현장설명회를 시작으로 시공사 선정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설명회엔 기존에 거론됐던 대림산업·대우건설·GS건설·현대건설 외에 SK건설이 깜짝 가세하며 치열한 경쟁이 예고됐다. 

하지만 컨소시엄(공동도급) 참여를 허용한 조합과 '컨소시엄 절대 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조합원들 간 동상이몽이 계속되고 있어 시공사 선정까지는 험로가 예상된다.

2일 오후 2시 용산구 한남동 한남3구역 재개발 조합 사무실 앞엔 현장설명회를 위해 모인 조합원들로 가득했다. 사무실이 협소한 탓에 대림산업·대우건설·GS건설·현대건설·SK건설 등 5개 건설사, 조합 관계자만 설명회에 참석할 수 있었지만, 무더운 날씨에도 적지 않은 조합원들이 설명회가 끝날 때까지 자리를 지켰다.

이날 설명회의 화두는 단연 '컨소시엄'에 대한 내용이었다. 몇몇 조합원들은 '컨소시엄 절대불가, 단독시공 입찰하라', '조합원들 분노한다, 컨소시엄 불가 명기하라'는 플래카드를 통해 컨소시엄 반대를 적극적으로 피력하고 있었다.

앞서 조합은 지난달 24일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공고에서 '컨소시엄 입찰 참여 불가' 조항을 명시하지 않았다. 이에 반발한 일부 조합원들은 '한남3 단독 추진위원회'를 결성하고 컨소시엄 반대 결의서를 모으고 있다.

이들이 건설사의 단독 입찰을 원하는 주된 이유는 향후 하자가 발생할 경우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하기 위해서다. 2개 이상 건설사가 시공을 맡게 될 경우 시공 구역이 다르다고 해도 공동구역에 대한 부분은 책임을 서로 떠넘길 수 있다는 우려가 큰 모양새다.

'브랜드의 모호성'도 일부 조합원이 컨소시엄을 반대하는 이유 중 하나다. 컨소시엄 단지는 단지명이 'A브랜드+B브랜드'로 결합되기 마련인데, 브랜드의 결합이 단일 브랜드 단지에 비해 애매모호함이 짙어 시세 형성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게 조합원들의 설명이다.

컨소시엄을 반대하는 재개발 조합원들이 플래카드를 들고 서있는 모습. (사진=이진희 기자)
컨소시엄을 반대하는 재개발 조합원들이 플래카드를 들고 서있는 모습. (사진=이진희 기자)

이날 조합 사무실 앞에서 만난 몇몇 조합원들은 입찰참여 의향을 밝히기 위해 참석한 건설사 관계자들에게 '컨소시엄으로 입찰하면 투표를 아예 하지 않겠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용산구 보광동에 거주하고 있다는 한 조합원은 "앞서 단일 브랜드로 공급된 아파트와 컨소시엄으로 지어진 아파트를 비교해보면 같은 지역임에도 시세 차이가 수억원 이상"이라며 "컨소시엄의 유무가 단지의 가치를 결정지은 것이다. 조합은 단독 입찰을 원하는 조합원들의 의견을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남3 단독 추진위원회 관계자는 "지난달 25일부터 컨소시엄 반대 결의서를 받기 시작했는데, 조합원 3880명 중 3분의 1 이상 결의서를 받았다"면서 "결의서가 우편으로 가면 절반 이상의 결의서가 모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입찰 의향을 밝힌 건설사들은 대체로 컨소시엄과 단독 입찰 둘 다 고려 중이라는 입장이다. 재개발을 통해 지어지는 가구 수가 5816가구(임대 876가구 포함)인 데다 사업비만 1조8880억원에 이르는 대규모 사업인 만큼 컨소시엄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는 것.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단독으로 할 경우엔 출혈 경쟁이 있고, 여러 부작용이 있다"며 "기본적으로 사업장이 크기 때문에 리스크 분담을 위해 컨소시엄 방식도 고려 중"이라고 설명했다.

5개 건설사 가운데 단독 입찰 의지를 보이는 곳은 대림산업뿐이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처음부터 컨소시엄을 고려하지 않았다"며 "조합원들이 컨소시엄 반대 의지를 보이는 만큼 단독 참여를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남3구역 조합은 오는 10월18일 입찰제안서를 마감하고, 11월28일에 시공사 선정을 위한 1차 합동 설명회를, 12월15일에 시공사 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2024년 입주가 목표다.


관련기사

이 시간 주요 뉴스
저탄소/기후변화
전국/지역경제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