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경 측 제안 여부는 답변하기 곤란"···KB측 공식입장 "검토 안해"
[서울파이낸스 김태동 기자] KB금융그룹이 애경그룹과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애경그룹이 아시아나항공 예비 입찰에 전략적 투자자(SI)로 참여한 만큼 KB금융그룹도 재무적투자자(FI)로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그룹내 KB증권이 전면에 나설 경우 미래에셋대우와의 한판 승부가 예상된다.
특히 아시아나항공 매각 작업의 흥행에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아직 초기 단계의 검토로 보이지만, 컨소시엄 구성이 성사될 경우 HDC현대산업개발과 컨소시엄을 구성한 미래에셋대우와 더불어 이번 아시아나항공 매각은 초대형 증권사간 경쟁 구도가 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4일 KB금융그룹 고위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관련해 애경그룹과 손을 잡은 것이 맞느냐는 질문에 "애경에서 (KB금융그룹과 손잡는데 대해) 관심을 보이고 있는 정도로 보고 있다"면서 "아직 구체화 된 것은 없다"고 답했다.
더 나아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해 애경그룹과 컨소시엄 구성을 검토중인지를 묻자 이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초기 단계 수준의 검토"라는 취지로 답했다. 그는 이어 "애경도 애경이지만 구체적인 여러 가지 사항들을 들여다보고 결정해야 하는 사항인 만큼, 현 단계에서 뭐라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를 종합해 볼 경우 "구체적인 사항을 검토한 이후 결정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애경그룹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KB금융그룹 측에 먼저 컨소시엄 구성 검토 요청을 했는지에도 관심이 쏠리는데 구체적으로 확인된 바는 없다. 다만 KB증권 고위 관계자는 애경측 제안에 대한 질문에 "대답할 사안이 아니다"라면서도 "할 수도 있고 안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혼자 하는 딜이 아니고 (혼자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회사 정책 방향에 따라 달라질 것 같다"고 답했다.
이 관계자는 상대가 있는 사안의 민감성 때문인지 인터뷰 내내 신중하고 조심스런 입장을 견지했다. 하지만 아시아나항공 인수전 참여 여부를 '검토 중'이라는데 대해서는 확인했다.
애경그룹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 1분기말 기준 3500억원에 불과하다. 금호산업의 구주 및 앞으로 실시할 3자배정 유상증자의 신주까지 인수할 경우 최대 2조원에 달하는 인수자금을 마련해야 한다. 이에 따라 애경그룹의 인수자금 조달 방안에 대해 금융투자업계의 관심이 높다.
KB금융그룹이 애경그룹과 손잡고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나설 경우 그룹내 KB증권이 전면에 나설지도 관심사다. KB증권은 자본금 4조원 이상의 초대형 증권사 진입에 이어 올해 단기금융업(발행어음)도 금융위원회로부터 인가받았다. 자기신용으로 자기자본의 200%까지 발행할 수 있는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으면서 KB증권의 자금여력이 커진 만큼 이를 효율적으로 운용해야 할 필요성도 높아졌다.
한편 KB금융 및 KB증권 측은 회사의 공식 입장 형식의 답변을 통해 "해당 사안에 대해 검토한 바 없다"고 밝혔다. 애경그룹 측 역시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관련 KB금융측에 FI로 참여해 줄 것으로 요청했는지에 대한 질문에 대해 "처음 듣는 내용"이라며 "산업은행이나 매각 주관사인 CS증권에 문의하는게 나을 것 같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