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나민수 기자] '대구의 강남'으로 불리는 수성구가 투기과열지구 지정에도 새아파트의 인기는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매제한, 대출, 강화된 청약자격 등 정부의 전방위적인 규제가 모두 적용됨에도 입지여건과 우수한 학군,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선호도 등으로 오히려 규제 이후 몸값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17일 한국감정원 자료에 따르면, 대구 수성구가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2017년 8월 이후 현재까지 약 2년간(2017년 8월~2019년 8월) 아파트 값은 35.46%가량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같은 기간 대구와 전국의 평균 아파트 가격이 각각 15.92%, 19.66% 오른 것을 감안하면 두드러지는 수치다.
눈여겨볼 점은 대구 수성구가 투기과열지구로 묶이기 이전 2년간(2015년 8월~2017년 8월) 아파트 가격은 불과 2.15% 오르는데 그쳤다는 점이다. 즉, 투기과열지구 지정 이후 오히려 수성구 아파트의 오름세는 더욱 커진 셈이다.
수성구 D공인중개사 관계자는 "규제로 인해 수요자들이 풍부한 생활 인프라와 우수한 학군을 갖춘 수성구의 새아파트에 집중하면서 빚어낸 현상으로 분석된다"며 "특히 수성구는 노후 아파트 비율이 높아 갈아타기 수요가 많은데다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하다 보니새아파트를 중심으로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대구 수성구의 아파트 노후비율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114 자료를 보면, 현재 대구 수성구에서 준공된 지 10년 이상인 아파트는 89.95%(10만 4589가구 중 9만 4074가구)로, 대구시 전체의 노후아파트 비율인 77.24%(57만 7702가구 중 44만 6239가구)를 크게 상회한다.
공급도 부족했다. 지난 10년간(2010년~2019년 8월) 대구에 분양한 아파트는 총 17만 717가구로 이중 수성구에 공급된 아파트는 1만 8311가구다. 이는전체 물량의 약 10.73%에 불과해 넘치는 수요를 감당하기엔 턱 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렇다 보니 새아파트의 분양권에는 수억원의 프리미엄이 형성돼 거래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보면, 대구 수성구 범어동의 '대구 범어네거리 서한이다음'(2017년 5월 분양) 전용 84㎡의 분양 당시 가격은 5억4330만원(31층 이상)이었지만, 지난달(8월) 33층 매물이 7억8330만원에 실거래되며 무려 2억4000만원의 프리미엄이 붙었다. 또 수성구 중동에 위치한 '수성 효성해링턴플레이스'(2017년 4월 분양) 전용 84㎡는 지난 8월 11층 매물이 5억9900만원에 거래됐다. 이는 분양가(4억7000만원) 대비 1억2000만원 이상 오른 가격이다.
이에 새아파트 분양에 많은 수요자들이 몰려 인기가 높다. 금융결제원 자료를 보면 투기과열지구 이후 현재까지 대구 수성구에서 분양한 단지(임대제외)는 총 10개 단지로, 이중 9개 단지는 많은 수요자들이 몰려 1순위에서 일찌감치 마감됐으며, 남은 1개 단지도 순위 내에서 청약이 마무리됐다. 특히, '힐스테이트 범어'(2018년 6월 분양)는 116가구 모집에 9897명이 몰려 평균 85.3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으며, 지난 5월에 분양한 '수성범어W'는 276가구에 투기과열지구 지정후 최다 청약자인 1만1084명이 청약해 평균 40.16대 1로 단기간에 완판됐다.
업계 관계자는 "수성구가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되면서 전매 및 대출제한, 강화된 청약자격 등에도 가격이 크게 뛰고 분양시장에서 인기를 끄는 것은 수성구는 끄떡 없다는 심리가 작용한 것"이라며 "실제로 수성구는 다양한 생활 인프라가 집중돼 있는데다 ‘대구의 강남’으로 통할만큼 교육환경도 뛰어나다 보니새아파트의 인기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