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최근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이 크게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분양가상한제에도 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는 반면, 전세가는 매매가 만큼 상승하지 않아 차이가 커지고 있다.
30일 경제만랩이 KB부동산 주택가격현황을 분석한 결과, 올해 1월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은 59.8% 수준이었지만 지난달 1.8% 낮아진 58%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강남보다 강북의 하락세가 더 큰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1월 강남의 전세가율은 57.1%에서 55.4%로 1.7% 하락했지만, 강북의 경우 같은 기간 63%에서 61.1%로 1.9% 더 크게 하락했다.
서울 25개 자치구에서 하락폭이 가장 높은 곳은 입주물량이 많은 강동구로 올해 1월 전세가율은 61.1% 수준이었으나 57.8%까지 떨어지며 3.3% 하락했다. 이어 중랑구가 71.1%에서 67.9%로 3.19%하락했고, 서대문구도 65.7%에서 2.7% 떨어진 63%로 집계됐다.
전세가율은 하락했지만 전셋값이 함께 떨어진 것은 아니다. 매매가 대비 전세가의 상대적 비율인 전세가율이 하락한 것은 전세가격도 상승했지만, 매매가격 상승세를 따라가지 못했기 때문에 차이가 벌어진 것이다.
실제로 강동구 고덕동 '롯데캐슬퍼스트' 전용면적 84.98㎡의 경우 올해 1월 9억1000만원에 매매가 이뤄졌지만, 지난달 10억에 실거래가 이뤄져 9개월 만에 9000만원이 뛰었다. 하지만, 같은 규모의 전셋값은 5억2000만원에서 5억4750만원에 거래돼 매매가 상승폭을 전세가가 따라잡지 못하는 상황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전세를 끼고 집을 매입하는 갭투자는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6~2017년 서울 전세가율이 70%에 달하면서 전세보증금을 지렛대 삼아 아파트를 매수하는 갭투자가 유행했지만, 최근 집값 상승세와 정부의 보유세·종부세 강화 및 대출규제로 시장 진입이 힘든 상황이다.
오대열 경제만랩 리서치팀장은 "아파트 가격이 크게 올랐다고도 볼 수 있지만, 반대로 전셋값이 오르지 못한 것은 전세가의 안정세로도 볼 수 있다"며 "서울 아파트 매매가가 먼저 실수요층으로 접근할 수 있는 수준으로 조정될지 전세가가 바닥을 다지며 가격 하한선을 높일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겠지만, 강동구의 경우 아파트 입주물량이 몰려있는 만큼 당분간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