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이호정 기자] 최근 변화를 맞이하고 있는 유료방송 시장에서 KT가 꺼낸 카드는 '개인화'였다. 미디어의 이용행태가 가족에서 개인 중심으로 변화하는데 맞춰 KT는 자사 IPTV인 올레tv를 '나만을 위한 TV'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KT는 4일 서울 종로구 KT스퀘어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슈퍼VR tv', 초소형 무선 셋톱박스 '올레 tv UHD Ⅳ(이하 UHD 4)', 'AI 큐레이션' 등 IPTV 3대 혁신 서비스를 발표했다.
구현모 KT 커스터머&미디어부문장(사장)은 "경쟁사들이 케이블 TV를 인수, 합병하는 상황에서 KT도 미디어 사업 전략을 고민하고 있다"며 "시장의 우려와 달리 올레tv의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핵심 기회는 '개인화'에서 올 것"이라고 말했다.
먼저 10월 말 출시된 '슈퍼 VR tv'는 세계 최초로 가상현실(VR) 환경에서 4K UHD 영상으로 IPTV를 즐길 수 있는 서비스다. 180인치 와이드맥스 스크린에서 21만여편의 주문형비디오(VOD)는 물론 올레 tv의 270여개 실시간 채널을 실제 영화관에서 보는 것처럼 즐길 수 있다.
아울러 KT는 VR을 즐기는데 있는 제약을 최대한 줄일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송재호 KT 미디어플랫폼사업본부장(전무)은 "독자 개발한 미디어 재생 기술로 VR에서도 UHD 영상을 고화질로 즐길 수 있다"며 "VR 기기 특유의 어지러움을 줄이기 위해 사람의 시야각과 가장 유사한 인체공학적 사용자 환경(UI)으로 설계해 콘텐츠를 장기간 즐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슈퍼 VR tv는 올레 tv의 실시간 채널과 VOD는 물론 게임∙스포츠 등 3000여편의 VR 전용 콘텐츠까지 월 9900원(3년 약정, 복수회선 기준, 부가세 포함)에 즐길 수 있다. 슈퍼 VR tv 전용 요금제 3종에 가입하면 슈퍼 VR 기기를 월 1만1000원(3년 약정, 부가세 포함)에 이용 가능하다. KT 인터넷, 올레 tv, 올레 tv 복수단말 신규 가입자에게는 슈퍼 VR 기기를 무료로 제공한다.
KT는 VR을 'TV 시청'이라는 일상의 영역으로 가져온 슈퍼 VR tv가 VR 콘텐츠의 다양성 확대는 물론 VR을 친숙하게 만들어 국내 VR 대중화의 기폭제로 만들겠다는 목표다.
이와 함께 20일 출시 예정인 'UHD 4'는 국내에서 크기(57ⅹ89ⅹ23mm)가 가장 작고, 대기전력 소모가 가장 적다. KT는 "크기는 기존 UHD 셋톱박스에 비해 5분의 1 수준, 대기전력 소모는 기존보다 절반 수준으로 연간 가계 전기요금을 최대 3만원까지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발열도 적어 초소형, 저전력, 저발열 3박자를 갖췄다.
UHD 4는 인터넷 선은 물론 전원 선도 필요 없다. 기가 와이파이만 있으면 집 안 어디든 내가 원하는 곳으로 자유롭게 이동해 설치할 수 있다.
송 본부장은 "이 셋톱박스는 개인화는 물론 생활환경 변화를 분석, 준비한 결과"라며 "주로 소규모 임대 주택에 거주하고 잦은 이사가 많은 1인가구에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또 KT는 TV 이용 행태가 '가족'에서 '개인'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 이를 반영한 개인별 AI 추천 서비스를 도입한다.
올레 tv 'AI 큐레이션'은 1개의 IPTV에 최대 4개의 계정을 제공해 구성원별 맞춤 서비스를 제공한다. 우리집 계정을 기본으로 두고, 개인별 계정을 3개까지 추가할 수 있다. 우리집 계정은 가족 모두의 시청이력을 바탕으로 콘텐츠를 추천하고, 개인별 계정은 각자의 시청이력을 분석해 맞춤형 추천 서비스를 제공한다.
KT는 AI 큐레이션을 제공하기 위해 올레 tv 820만 가입자의 VOD 시청이력뿐만 아니라 실시간 채널, 모바일 시청이력까지 딥러닝했다. 올레 tv 이용자들은 21만편이 넘는 VOD 중 콘텐츠를 선택하기까지 평균 20편 이상의 콘텐츠를 오가며 고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AI 큐레이션이 적용된 올레 tv에서는 VOD, 실시간 채널, 메뉴까지 추천 받을 수 있어 이용자들이 고민 없이 취향에 맞는 콘텐츠를 '픽(Pick)'할 수 있다.
AI 큐레이션은 UHD와 기가지니 셋톱박스에서 12일 상용화할 예정이며, 다른 셋톱박스는 기종별로 순차 적용된다. 향후에는 홈쇼핑이나 광고 시청이력까지 데이터 분석 범위를 확대해 맞춤형 콘텐츠 추천을 보다 정교화할 계획이다.
구현모 KT 커스터머&미디어부문장 사장은 "전통적인 가구 단위 서비스로 인식해왔던 올레 tv가 이제 개인화라는 미디어 트렌드에 맞춰 새롭게 혁신할 때라고 생각한다"며 "KT가 가진 AI 역량과 IPTV 노하우를 바탕으로 새로운 미디어 생태계를 조성하고 활성화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