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경제 회복 '안갯속'···경기 반등 낙관론 놓고 이견
내년 경제 회복 '안갯속'···경기 반등 낙관론 놓고 이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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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바닥론에 경기 반등 vs 저성장 국면 일시적 회복
부산항 부두에 선적대기중인 수출 컨테이너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부산항 부두에 선적대기중인 수출 컨테이너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윤은식 기자] 내년 경기가 주력 수출 품목인 '반도체 바닥론'이 힘을 얻으면서 반등할 것이란 낙관론이 나오는 반면 일시적인 회복이라는 부정적 해석도 나오고 있다. 

정부와 민간의 시각차도 난다.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은 내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6%로 전망했지만 민간시장에서는 1% 성장을 예고했다. 다만 민간시장은 내년 미·중 무역 갈등이 최악의 국면으로 가지 않으면 내년 경기가 반등할 것이란 긍정적 시각도 나온다. 내년 경기전망은 한마디로 '아리송'이다. 

국회예산처는 '2020년 및 중기 경제 전망'을 통해 내년 내수 부진이 완화되고 수출이 소폭 증가하면서 내년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는 2.3%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물가를 감안한 경상성장률는 3.8%, 2021~2023년은 4.1%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현재 경기가 저점을 지난다는 분석이 나오는 데다 11개월째 감소하던 수출이 내년에는 증가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와 내년 경기 회복세 관측에 힘이 실린다.

시장도 미·중 무역 갈등이 최악으로 치닫지 않으면 글로벌 수출 경기가 완만한 반등 기조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또 반도체 단가가 회복세에 들어가면 수출도 점차 회복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승훈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분쟁 완화와 정책 대응 등으로 내년 경제회복을 예상했다. 이 연구원은 "미국과 중국의 관세 전쟁을 격화하지 않고 협상을 단계적으로 타결하는 국면으로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며 "한·일간 무역마찰은 지속돼나 양국의 대화 가능성이 커지고 있어 더 악화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판단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미·중 무역갈등의 악영향은 상당 부분 글로벌 수출 및 제조업 경기에는 반영된 것으로 판단된다"며 "미·중 무역갈등이 최악의 국면으로 가지 않는다면 글로벌 수출 경기는 완만한 반등 기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이 경우 무역갈등의 최대 피해자인 한국 수출 경기는 완만한 반등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기대한다"는 전망을 내놨다.

반도체 업황에 대해서도 박 연구원은 아직 조정 중이지만 단가 반등을 기점으로 완만한 회복을 예상했다. 그는 "국내 반도체 등 정보기술(IT)업황 사이클은 아직 조정 중이지만 수출 단가 반등을 기점으로 완만한 업황 사이클 반등이 기대된다"며 "중국 내 정보기술 관련 투자 확대와 글로벌 공급체인 복원 등에 따른 대중국 반도체 수출 회복도 국내 반도체 등 정보기술 수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시장은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도 있다. 몇몇 지표 반등 조짐으로 경기가 반등해도 장기적인 저성장 국면에서 나타나는 일시적인 회복이라고 일각에서는 해석하고 있다.

KTB투자증권은 "2020년 국내 경제 성장률이 반등할 것으로 전망하지만 국내 경제에 대해서는 보수적인 뷰(view)를 유지한다"며 "우호적이지 않은 대외환경 하에서는 근본적인 문제가 완화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여기서 근본적인 문제는 민간부분을 지칭한다. 미·중 무역분쟁이 지속하고 글로벌 저성장 기조가 유지되는 한 수출의 탄력적인 회복과 적극적인 투자확대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그렇게 되면 성장률이 반등한다해도 그 주체는 정부일 것이고 수출과 투자 증가율의 플러스 전환은 상당부분 기저효과에서 기인할 것"이라고 했다.

LG경제연구원은 수출부진 현상은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 중 세계경기가 올해보다 더 낮은 성장세를 기록하고 미·중 간 무역 분쟁도 해소하지 못하면 교역부진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또 반도체 경기 전망도 어둡게 봤다. 세계 경제 장기 흐름에 대한 전망이 부정으로 바뀌면서 당장 수익 창출이 어려운 4차 산업혁명 관련 투자를 위축시키고 결국 반도체 수요를 떨어뜨리게 될 것으로 예측했다.

한편 국내 간판기업들도 미중무역분쟁, 일본 수출규제 주 52시간 근무제 적용 확대, 최저임금 인상 등 대내외 변수로 내년 사업계획의 밑그림을 그리는 것조차 쉽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보통 11월 초 사업계획 초안을 마련하고 늦어도 12월 중순께까지는 사업계획을 확정했지만, 올해는 속도가 늦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재계 관계자는 "올해 세탁기 분쟁과 일본의 수출 규제 등 변수 등으로 불확실성이 더욱 커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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