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우승민 기자] 보험사들이 소비자들의 수요에 맞춰 보험을 '온오프(On-Off)' 할 수 있는 온디맨드(on-demand) 방식의 일상생활 보험상품 출시에 집중하고 있다.
온디맨드 보험이란 소비자가 위험을 인지한 순간에 가입하며, 리스크에 노출돼 있는 필요한 기간동안만 유지할 수 있다. 가입과 해지를 스위치처럼 편하게 할 수 있다고 해서 스위치보험 또는 온오프(On-Off) 보험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1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KB손해보험은 지난 6일 온디맨드(On-demand) 방식을 적용한 '시간제 배달업자이륜자동차보험'을 선보였다. 이 상품은 보험이 필요한 시간 동안만 보장받을 수 있도록 설계됐으며, 배달의 민족에 가입되어 있는 배달업 종사자들은 업무시간에 한해 시간당 1770원대의 저렴한 보험료로 위험에 대한 보장을 받을 수 있다.
KB손보 관계자는 "최근 급성장한 배달업 시장에서 배달업종사자 또한 증가하고 있어 이들에 대한 위험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고자 개발됐다"면서 "보험이 필요한 시간 동안만 보장 받을 수 있게 설계된 온디맨드 방식의 시간 단위의 상품"이라고 말했다.
앞서, NH농협손해보험과 자산관리앱 뱅크샐러드를 운영하는 레이니스트가 금융위원회의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된 후 '온오프 해외여행보험'을 가장 먼저 선보였다.
이 보험은 한 번만 가입하면 가입 기간 동안 필요시마다 보험을 개시하고 종료할 수 있는 여행보험이다. 당장 여행계획이 없는 고객도 미리 가입 후 여행 갈 때마다 설명 의무와 공인인증 등 별도의 절차 없이 여행 기간 설정과 보험료 결제만으로 가입 가능하다. 레이니스트에 따르면 스위치 온·오프 여행자보험에 가입한 이들 중 75%가 20~30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삼성화재와 디지털 손해보험사 설립을 선언한 카카오도 온디맨드 보험 방식을 적용하는 일상생활보험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손해보험이 만든 캐롯손해보험도 일상생활 보험과 온디맨드 컨셉을 응용한 보험상품 출시를 검토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보험사들이 온디맨드 보험 출시에 열을 올리며 새로운 수요가 커지고 있지만, 새로운 리스크에 노출돼 있다고 지적했다. 김혜란 보험연구원 연구원은 "새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해 보험사들이 리스크 평가·통제·예방 능력을 강화해야 하고 인슈어테크 기업이나 다른 분야 기업들과 협력을 확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최근 고객맞춤형 상품으로 보험상품도 변화하고 있다. 모바일에 능숙한 고객이 많이 사용할 것이라고 판단된다"며 "젊은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목적 뿐 아니라, 보험이 필요한 시간에만 보장받을 수 있도록 한 시대적 트렌드가 반영된 실속형 상품으로 온디맨드 보험 상품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